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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 것: 고병권 선생님의 철학 이야기

고병권 글 ; 정문주 ; 정지혜 [공]그림너머학교 ( 출판일 : 2010-03-3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9-21
페이지수 : 134 상태 : 승인
누군가를 기다리며 가로수 도서관 복도를 어슬렁거리다 책정 도서가 전시된 책꽂이에 꽂힌 이 책을 봤다. 책을 뒤적이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위한 철학 도서는 어떤 것일까 궁금해 집으로 데려왔다. 내용도 글도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뻔했다. 글을 쓴다면 이런 글을 쓰고 싶다.
저자 고병권은 진지하지만, 쉽고 편하게 철학을 소개한다. 생각하는 것이라고, 자유를 위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냥 생각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그냥 자유가 아니라 구속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행해져야 하는지를 말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그 이야기에 맞는 철학자와 이론을 적절하게 소개한다. 철학이 생각의 자유를 주고, 그 자유가 결국 새로운 삶을 낳으니 삶과 친구가 되라는 조언으로 끝맺는 철학 이야기가 뭉클하다. 이론 속에 갇힌 철학이 아니라 삶을 생각하게 하는 철학 이야기였다.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뿐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참 좋을 책이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며 사는 나는 의문만을 가지기보다는 그 의문에 나름의 답을 해보자는 생각을 더하며 산다. 그 생각들은 내 생각이 옳다는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와 이 생각은 언제도 수정될 수 있다는 생각을 남는다. 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답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사유였고 그 시간이 나를 늘 조금더 자유롭게 했다. 다른 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책은 사유를 위한 친구이다. 그러한 나만의 내적 과정을 누군가의 글로 접하니 반갑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이런 편한 글이라니.
요즘의 나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어렵지 않게 쉽고 편하게 전할 수 있을까, 이다. 전문적인 용어가 쓰이는 낯선 정보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내용은 이해되기 쉽게 전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정리도 훈련도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방식으로 쓰여진 이 책을 보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살짝 고무된다. 그 어렵고 힘들다는 철학도 이렇게 명쾌하게 이야기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니체에 관한 저자의 평가였다. 얼마 전에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의 소제목을 상당히 자기애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장난스럽다'고 표현한다. 내가 분노로 읽은 부분을 '용기'라고 평가한다. 아직 읽어야 할 니체의 저서가 남아있고 다른 이가 쓴 평전을 읽어보지 않아 니체에 대한 인상을 명확히 하는 것을 보류하겠지만 앞으로 재미있게 채워질 구멍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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