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사랑을 말하다
로버트 스턴버그 ; 카린 웨이스 편저 ; 김소희 옮김21세기북스
( 출판일 : 201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9-19
페이지수 : 453
상태 : 승인
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우연히 접하고는 읽던 단편에 접목시키고 싶어 찾아보았다. 많은 저서를 쓴 심리학자인데 도서관에는 몇 권의 책밖에 없었다. 아쉬운 대로 사랑에 관련된 이 책을 빌려 보았다. 제자로 여겨지는 공저자와 함께 쓴 이 책에 궁금하던 이론이 얼마간 실려 있기는 했다.
<심리학, 사랑을 말하다>는 심리학자들이 사랑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여러 이론들을 '요약 정리'한 책이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개념이나 명확한 정의는 찾을 수가 없다. 심리학자들은 사랑은 어떤 것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사랑은 분류하고 그 차이를 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잘 알려진 아가페, 에로스, 필리아의 분류부터 애착, 보살핌, 성적 사랑으로 나누는 등 대동소이한 분류들이 나열된다. 이중 스턴버그는 사랑을 '친밀감, 열정, 헌신'의 세 가지 구성 요소가 다양하게 관계 맺으며 8가지 유형의 사랑을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사랑에 관한 분류적 정의는 진화론적인 접근, 사회 문화적인 접근, 최근의 개인주의적 성향의 증가와 사랑의 관계까지 나아간다. 그리고 저자는 여전히 사랑에는 "모두가 만장일치로 받아들일 만한 단어를 찾는 일"이 과제로 남아있음을 인정한다.
책을 덮으며 남는 이 혼란스러움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사랑에 대해서 정리되기는 커녕 더 헷갈려졌다. 사랑은 정말 무엇일까. 긍정적인 호감의 정서라고만 설명할 없는 무수한 부연 설명이 따르는 마음이다. 시간이 흘러도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든다. 그럼 어떻게 사랑을 해야 하지, 라는 의문도 따라온다.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에 빠진 기분이다. 저 많은 이론들을 기억할 수도 없고 기억할 필요도 없다지만 읽기 전보다 더 멍해진 느낌이다.
이 책의 부제는 '세계 최고의 심리학자 22명이 들려주는 사랑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왜 투명인간이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사람이 없는 옷이 걸려있는지 이해가 간다. 형태만 갖춘 옷처럼 부제가 말하는 '불편한 진실'이 사랑을 정의 내릴 수 없다는 것, 실체를 명확히 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존재한다. 없는 것을 존재하기 위해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은 아니라 생각한다. 차등적이고 차별적인 것은 사랑이 아니라 하지만 사랑은 그러한 구분들을 용인하면서도 존재한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종국에는 나를 위하는 마음이라 할지라도 그것조차도 사랑이 아닐까싶다.
이 책은 남긴 교훈은 사랑은 역시 지식과 정보로 이해하고 정리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인지와 훈련이 필요한 후천적인 요소가 있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하고 인정하지만, 그래도 사랑은 그걸 뛰어넘는 마음이지 않을까. 그 마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하고 정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저 나도 모르게 동사화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