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 : 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한승태 지음시대의창
( 출판일 : 2018-04-27 )
작성자 :
허○익
작성일 : 2026-09-18
페이지수 : 464
상태 : 승인
제목만으로는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 아니 그건 맞다. 직접적으로 동물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축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을 고기로, 물건으로 다루는 모습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동물을 먹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노동에세이라는 책 한켠 저자의 이름과 함께 병기된 단어가 이 책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자 본인이 그 시스템안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의 부품으로 기능하면서 동물을 대하는 태도 역시 시스템을 닮아간다.
동물 역시 돈을 위한 수단으로 효율의 관점으로 생사가 결정되는 모습에서, 동물권의 문제도 개인의 윤리적 차원보다 구조적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더 본질을 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도 (물론 개인의 의식도 중요하지만) 축산업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종계의 삶이 다른 식용 동물보다 자연 상태에 가까울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그들이 비싼 상품이었던 덕분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동물 복지나 어떤 규제도 결국 어떤 '생명'을 '돈'과 분리하지 않으면 (생각해보면 사람조차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진대) 온전한 삶을 가질 수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마지막 페이지의 창세기 1장 28절과 "극도의 권리는 극도의 불의다."라는 테렌티우스의 말은 고기로 태어난 동물들의 삶 앞에서 더 큰 울림을 준다. 신이 내려준 '지배'의 축복이 '그 생명을 함부로 다루고 먹는 것'으로 해석한 것은 누구지?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 신의 '지배' 라는 축복은 공존과 평화의 권리를 이야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