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뽑는 날: 홍당무 그림책
홍당무 지음논장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9-12
페이지수 : 41
상태 : 승인
제목처럼 파를 뽑는 하루가 정겹게 그려져 있다. 심어진 파도 뽑혀진 파도 가지런하게 질서정연하다. 집합을 배울 때 사용된 수 묶음이 연상되는 그림들이다.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린 파들은 또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노고로 크고 누군가의 노고로 쌓여 집에 도착한다는 것이 새삼 느껴져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밝고 선명한 색감이 기분을 환하게 하는데, 파를 뽑는 사람들 얼굴이 모두다 '웃상' 그 자체이다. 하회탈이 떠오를 정도로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다. 페이지마다 웃고 있는 얼굴을 보다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사람도 웃고 파의 끝 부분도 웃는다.
밭 가득했던 파가 다 뽑힌 빈 들에는 구멍이 남는다. 송송한 그 구멍 사이로 보이는 지렁이가 이 시원하고 대찬 노동의 끝에 또 한번 웃음을 준다. 힘든 하루지만 보람찬 하루라고 말하는 듯하다. 여기가 내 집이라고 자랑하는 듯하기도 하다.
머리가 좀 아픈 날이다. 그림책 덕분에 잠시라도 웃는다. 파 뽑히듯 이 고민거리도 쑥 뽑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렁이처럼 내가 지나야 할 땅길을 그저 지나야겠다 편히 마음 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