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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제25회

손보미 [외]지음북다: ( 출판일 : 2024-08-23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9-11
페이지수 : 407 상태 : 승인
작품집에 실린 성해나의 <혼모노>가 소속된 독서 동아리의 9월 토론 작품이다. 빌린 김에 작품집에 실린 모든 작품을 매일 한두편씩 읽었다. 단편을 읽지 않았던 그간의 변화에 살짝 놀랐다. 10여년 전까지는 이상문학상 수상작들을 위시해 지속적으로 단편을 읽었었다. 그러다가 김애란이나 김영하, 김연수 등 몇몇 작가의 작품들만 읽고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 최근 젊은 작가 축에 드는 장류진 작품을 좀 읽었지만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이 근래 집중적으로 읽은 문지혁 빼고는 대부분 낯설었다. 작가들뿐 아니라 내용도 주제도 그랬다. 물론 고래로부터 문학의 화두인 인간과 삶에 대한 관조라는 큰 틀이야 돌아가야 할 원점 같은 것이었지만, 작가들이 주목하는 주제가 변했다. 그 안에서 읽히는 것은 세상의 변화였다. 문체도 그랬다. 생각이 깊었지만 이를 표현하는 문장이 간명해졌다.
안도감이 드는 것은 소설은 여전히 세상의 어수선함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제 문제에 괴로워 하고 있지만 모든 이야기들은 사회의 문제와 연결되었다. 개인성에 집중하는 양상이 이전과 조금 다른 점은 있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는 부분이 명예나 체면이 아닌 윤리나 젠더 문제 등으로 변화했다. 몇 작품을 보고서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다름이 느껴졌다.
수상작인 손보미 작품의 소재인 불륜은 모 영화 감독과 여배우의 관계를 떠오르게 했다. 이 관계 대한 법적인 판단은 존재하지만 윤리적인 판단은 이전처럼 견고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 세대와 조금 다르게 보고 있지 않을까. 수상작 중 두 작품은 성소수자들의 문제가 그려져 있었다. 자리를 내달라는 과거와 달리 이들은 이제 세상의 한 곳에 자리잡았다. 다만 편견 어린 시선 속에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위축되거나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드러내고 있었다. 그 드러냄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속이지 않아야 한다는 선수침이었다. 겨우 자리에 앉았지만 언제 내처질지 모르는 사람의 초조와 불안감이 느껴지는 글들이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글들은 '관계'를 지향하고 있었다. 혼자임을 외로움을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글들이 대부분이었음에도 자신을 온전히 받아줄 대상을 찾고 있었다. 안윤의 <담담>에 그려진 관계는 안정적인 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서글픈 욕구가 읽혀 슬펐다. 이런 관계를 바라는 것이 슬픈 이유는 아마도 이런 관계가 힘들기 때문이리라. 작가가 글을 쓰는 마음도 이런 것일 것 같아 안스럽기도 했다.
인상적인 작품은 기수상작가 자선작인 안보윤의 <그날의 정모>였다. 조현병으로 예상되는 동생의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 아팠다. 자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동생과 떨어지게 되는 상황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동생의 마음을 떠올리는 누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난다. 이상한 동생 정모에게 가해지는 다른 사람들의 폭력 속에 자신의 폭력 또한 있음을 알기에 다른 이들을 나쁘다고 욕하지도 못하는 그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아픈 사랑이 아프고 또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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