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신의 물방울 = Les gouttes de dieu . 23
Tadashi Agi 글 ; Shu Okimoto 그림 ; 설은미 역학산문화사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6-09-01
페이지수 : 1
상태 : 승인
독서마라톤이 끝났으니 룰 외에 있는 만화의 일지를 작성해서 보존해 두도록 하겠다.
사회 운동이나 현상에 대한 그래픽노블은 페이지수 인정을 받을 수 있으나 오락용 만화는 안된다는 룰 상 이 만화는 부러 일지에 산입시키지 않았는데, 이 만화는 오락과 지식 경험의 경계선에 서있는 애매한 만화다.
맛에 대한 표현이 아주 섬세하고 자세하고 공감각적이라 인상에 남았던 만화인데, 보다가 중간 연재가 된 부분까지만 읽고 잊고 살아오다가, 도서관 봉사시에 오창도서관에 어쩐 이유에선지 전질 확보가 되어 있어서 틈틈이 한 권씩 읽고 있다.
일단 기본 갈등 구조인 시즈쿠와 잇세이의 12사도라 칭한 와인 찾기 대결에서 초심자가 프로 소믈리에를 거의 호각에 가까운 상태로 이긴다는 판타스티코한 능력치는 뒤로 하고, 12사도가 인생의 과업과 통과점, 그리고 그 질곡에서 느끼는 다감함 등을 담은 와인이라는 전체적인 밑그림 구상은 잘한 것 같아 기록해 두는 바이다.
그리고 5-6사도 사이에서 신라의 국보 78호와 똑닮은 고류지(광륭사)의 목조 미륵반가사유상을 주제어로 와인을 찾아내라는 미션이 매우 놀라웠는데, 동양 유물을 모태로 한 서양 와인이 있나 싶기도 했었고, 게다가 찾아낸 와인도 프랑스 와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해 충격적이었다. 있으면 한 번 구해다 맛을 보고 싶긴 한데 이미 20년쯤 묵었기도 하고 한국과 일본의 와인총판 루트가 다르다보니 구하기가 힘들긴 한 듯 하다. 근데 불상을 12'사도'라니 종교관념은 갖다가 쓰레기통에 처박은 것 같아서 그렇기는 한데 아무튼 동양인 만화가가 탈아입구의 경계에서 하는 말이 결국엔 자기가 자라온 토양 기반인지라 그 경계인적 처사라고 할지 한계라고 할지 아니면 자유분방함이라고 할 지 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뒤로 갈수록 질질 늘어지는 기분이 들기는 하는데 신의 물방울이 무엇이 되었든 12사도를 찾아가는 갈등과 탐색의 과정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손에 든 김에 이번엔 마지막까지 읽어보련다.
잇세의 경우 목숨도 내다바칠 정도로 열성적이긴 한데 이런 정신론은 이제 2020년대에는 좋다고만은 할 수 없는 열정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여자편력은 지 애비를 빼다박은거 같아서 비꼬는 심정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