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미술관: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 이야기
이유리 지음한겨레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안○화
작성일 : 2026-08-27
페이지수 : 279
상태 : 승인
기울어진 미술관 -이유리
저자의 페미니즘으로 잔뜩 뭉쳐진 다른 저서를 보았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일까 살짝 실망에 젖어 있을 때
(나는 페미니즘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니 오해는 마시라)
첫 챕터 제목이 `창녀 막달라 마리아`인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예수님의 거의 유일한 여 제자. 그녀가 창녀였다고?
역시나 역사는 승리한 자가 만든다고
예수님의 인정을 받던 그녀는 예수님의 죽음 이후
베드로가 초대 교황이 되고, 열 두 제자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그렇게 잊혀져 갔다.
그레고리우스 1세의 잘못된 설교로 창녀가 된 채.
교회가 1969년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았으나
이미 창녀로 만들어져 버린 긴 세월을 바로잡기는 늦었나 보다.
2004년 멜깁슨 감독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도
그녀는 창녀에서 회개해 성녀가 된 여자로 지칭 된다.
화가 나지만 그런 사실조차 몰랐던 나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준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다.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다른 책에서도 몇 번 접했는데
인기 많은 창녀 올랭피아의 누드와 커다란 꽃다발을 안고 있는 흑인 하녀를 보고
고객이 싸들고 온 꽃다발과 올랭피아의 도도한 표정에 시선이 갔지
흑인 하녀의 얼굴은 보이지조차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바로 이 흑인 하녀에게 집중을 한다.
흑인 화가 바스키아는 `미술관에는 흑인이 없다`고 했다.
흑인은 백인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존재로 소비되었었다.
바스키아는 흑인 하녀 모델이었던 `로르`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었다.
참으로 대단하고 파격적인 행보다.
작가는 장애인, 아픈 사람, 성 소수자, 흑인, 여성, 노인, 가난한 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
그런 시도들을 찾아내고 연구한다.
차별과 횡포를 살 떨리게 싫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옳지 않음을 선언하고 시위하고 꾸짖는다.
나는 어렸을 때 아들인 남동생의 몫까지 많은 집안일을 하며 자랐다.
공부도 가장 잘하고, 미움 받을 만한 짓은 멀리하고, 칭찬 받을 일만 골라했다.
그러나 이미 나는 쓸모없는 존재로 태어나, 부리기 쉬운 일꾼으로 존재했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 부자, 남성, 권력층에 순종하고 순응하는 스테레오 타입을 갖게 되었다.
그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후 세대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