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훌쩍 북
하워드 펄스타인 글 ; 제임스 먼로 그림 ; 장미란 옮김토토북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8-17
페이지수 : 36
상태 : 승인
슬퍼하는 마음도 괜찮다는 것을 말하는 그림책이다. 해피엔딩이 아닌 책이 자신을 궁금해하는 아이에게 우울하고 눈물나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기운을 얻는 내용이 담겨 있다. 요즘 이렇게 일종의 감정 코칭을 시도하는 그림책이 종종 보인다. 책을 의인화 방식으로 화자로 설정해 내담자로 포지셔닝하지만 말미에 이르러 책은 결국 상담자로 자신의 역할을 재정립한다. 아직 장르 규정은 되지 않았지만 '심리학 그림책'으로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하고 기운을 복돋아 주기 위한 의도가 다분한 그림책이기에 너무 깊은 슬픔과 우울에 다가가지는 않는다. 내용은 시종일관 경쾌하고 가볍게 진행된다. 난 즐거운 책이 아니니 다른 책을 보라는 책의 주문은 사실 나 좀 봐달라는 이야기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다들 알 것이다. 투정 부리듯 독자를 회피하는 모습이 모두에게도 있기에 선뜻 전해지는 마음이다. 너무 힘들어지기 전에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라고 넌지시 주문하는 것이다.
우울한 마음을 상징한 파란색 표지이지만 우울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세상에는 슬픈 책이 있듯 슬픔도 있다는 이야기는 당연하지만 말해줘야 알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감정에 너무 깊이 빠지면 슬픔이 지나갈 순간을 놓치기도 한다. 제 감정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무겁지 않게 가르치듯 말하지 않는 점이 과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훌쩍이는 책이라는 발상도 유쾌하다. 그 책이 가끔씩만 훌쩍거리게 되었다는 결말도 괜찮다.
조원희의 그림책 <미움>이 떠오른다. 둘다 어떤 감정에 대해 말하는 그림책이지만 이야기하는 방식이 사뭇 다르다. 문학적인 구성이라는 면에서 조원희 그림책에 좀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설명이 더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