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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원 화실

이수지 글.그림비룡소 ( 출판일 : 2009-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8-06
페이지수 : 48 상태 : 승인
읽다가 문득 궁금해진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분명할 이 스토리는 어디까지 얼마만큼 각색된 것일까. 이 그림책 안의 꼬마를 이수지와 얼마만큼 겹쳐 놓을 수 있을까. 작가가 너무 유명하면 이런 방식으로 몰입이 깨질 수도 있다. 아니, 다른 관점으로 보면 이런 방식으로 더 몰입할 수도 있다. 이수지의 그간 그림책과 달리 환상이 개입되지 않은 작품인데 이런 방식으로 경계를 흐트리는 것이 또 즐겁다.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 허구일까.
그림을 잘 그리는 꼬마가 화실을 다니며 만난 '진짜 화가'에 대한 이야기가 애틋하다. 그 화가를 생각하고 화가가 그려준 축하 카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따끔거리는 그 꼬마는 이전과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잘 그려 뽑히는 그림이 아니라 보면 볼수록 새롭게 보이고 많은 것이 보이는 그림을 그리려 한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가르친 것이 아니라 그림이 무엇인지 깨우친 것이다. 꼬마는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그림을 그리던 것에서 제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을 것이다. 진짜 화가가 된 것이다.
이 이야기의 사실성이 궁금했던 이유는 그 화가가 지금의 이수지를 알고 있을까 하는, 아니 알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화실에 다니던 꼬마의 눈부신 성장을 화가가 마음껏 축하하며 응원해줄 해후를 상상하며, 나는 혼자 행복해한다. 한편 누전으로 까맣게 탄 화실이 그 화가의 끝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상상이 그의 지금이 이수지처럼 빛나는 장면으로까지 확대된다.
그간 본 이수지의 그림책은 글이 아예 없거나 아주 적거나 했다. 이 그림책은 동화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글이 많다. 두 페이지를 가득 메운 그림보다 두 페이지를 꽉꽉 채운 글이 더 많다. 과거는 상상의 영역이 아니다. 사실이 존재하지만 감정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 작가는 그림이 아닌 글을 빌려 왔다. 해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자신에게 명확한 그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 그리고 종내에는 기억하고 싶어서 이리 많이 적었을 것이다. 이런 멘토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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