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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이수지 글·그림비룡소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8-04
페이지수 : 33 상태 : 승인
여섯 권째 일지를 쓰는 이수지 그림책이다. 이수지라는 직관을 고스란히 전하면서 또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그림책이다. 작가는 동물원에 간 가족이 서로 다른 경험을 하는 시간을 형형색색의 컬러감과 흑백 처리로 선명하게 대비시킨다. 그 대비가 전해주는 이야기가 아픈 여운을 진하게 남긴다.
아이가 공작을 따라가 동물들과 노는 사이 엄마아빠는 사색이 되어 없어진 아이를 찾는다. 아이의 시간은 환상이고 부모의 시간은 현실이다. 다른 시공간에 동일하게 콜라주 기법을 사용했지만 색채감이 두 시간을 대비시킨다. 밝은 아이의 시공간과 달리 부보의 시공간은 내내 창백함이 감돈다. 아이는 동물과 하나가 되어 어울리지만 사람들은 실체가 없는 동물원을 구경할 뿐이다. 압권은 아이가 사라진 것을 눈치챈 부모의 사색이 된 얼굴이다. 사색이 된 그들의 얼굴과 아이를 찾는 다급한 행동들은 그 마음을 그대로 전해준다. 동물원 동물들이 느꼈을 마음들이다. 그 표정이 전해주는 황망함만큼 죄책감이 남는다.
동물들을 구경하지 않더라도 아이는 충분히 상상 속에서 동물들과 함께 한다. 동물원의 필요성과 존재 의의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벤치에 누워 잠이 든 아이의 모습은 이 공간이 누구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지 질문한다. 작가는 환상과 현실을 뒤섞어 제시하는 방식으로 동물원이 얼마나 차갑고 암울한 곳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부모의 회색빛 얼굴과 동물원의 시멘트 바닥 색깔이 똑같다. 잘 생각해 보먄 동물원은 그런 어두운 마음으로 지어진 곳이다.
선명한 대비는 아이의 환상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무언의 촉구를 한다. 이 환상은 현실로 가져와야 할 상상이다. 그림으로 전해지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이 아픈 마음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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