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다
이수지 지음비룡소
( 출판일 : 2021-07-27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8-02
페이지수 : 148
상태 : 승인
지금까지 본 그림책 중 가장 두꺼운 그림책이 아닐까싶다. 물리적인 두께뿐 아니라 페이지 수도 많다. 마치 도록을 든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림책 <여름이 온다>는 싱그럽고 상쾌하다.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활기찬 드로잉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그림 속 아이들이 살아 있는 듯 느껴질 정도로 생돔감이 넘친다. 이런 대담한 표현과 구상이 놀랍다.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다 만 듯 여백이 많고 스케치가 허술하다. 그 느낌이 전해주는 것은 미완성이 아니라 얼마나 가볍고 얼마나 자유로운지이다. 소나기가 연상되는 지점에 이르면 음악만 생각나는 것이 아니고 고흐도 떠오르고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도 연상된다. 귀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비창>도 울리고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 <오즈의 마법사>, <모비딕>도 생각난다. 여백을 온갖 영감으로 채우게 된다.
시각뿐인 그림책인데 공감각적으로 느껴진다. 청량한 바람 소리가 들리고 느껴진다. 빗소리가 들리고 빗방울이 팔뚝에 떨어진다. 우산이 뒤집어질 때 느끼는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나오는 웃음이 터진다. 연주자들이 마치 여름을 조율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연주를 듣는 동시에 연주에 동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림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책에 뛰어드는 것 같다.
요즘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린다. 이 그림책의 여름에는 더위가 없다. 여름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여름의 위력이 가득하다. 편히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요즘이 아니라지만, 여름을 즐겨도 된다. 특히 아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림책 속 아이들을 보니 나 역시 이 여름을 만끽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