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 : 이수지 그림책
이수지 글·그림비룡소
( 출판일 : 2018-12-28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7-28
페이지수 : 80
상태 : 승인
철장에 갇혀 있던 개가 산이와 바다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들을 만난다. 개의 이름은 '강이'가 된다. 개 강이와 아이들이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뭉클하게 그려지는 그림책이다.
앞에 본 이수지의 세 그림책처럼 딱 두 가지 색깔로 표현되어 있다. 흰 바탕에 오직 검정색으로만 그려지던 그림은 잠시 떨어졌던 강이와 아이들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내리는 눈을 파란색으로 표현한다. 배경이 극히 제한된 채 강이와 아이들의 모습만 묘사되는 그림은 참 심드렁하다. 대충 슥슥 그린 듯한 드로잉은 최선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여백이 많다. 그러나 강이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그 의심이 사라진다. 검정색과 남긴 바탕의 흰색으로 표현된 강이의 눈동자에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다. 화룡정점이 아닐 수 없다.
그림책 내용 속 강이의 눈을 포착한 순간 표지에 그려진 강이에게 되돌아 왔다. 거기에도 눈동자가 있다. 슬픔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대로 느끼는, 기다림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눈물 대신 빛을 머금은 그 눈동자가 그저 아리다. 눈동자 속에 이름이, 강이 흐른다. 그 눈동자가 강이 그 자체다.
그러고 보니 이 그림책은 강이의 시선이다. 강이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산과 바다이다. 다시 나타난 산과 바다가 눈처럼 푸른 색으로 그려진다. 강이 눈에 비친 두 사람이다. 두 아이는 강이에게 변별되는 의미이다. 그 마음이 얼마나 절절한 것인지 강이의 눈동자가 말한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면 우리는 그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 계속 생각하며 기다리게 된다. 그 간절한 기다림이 어떤 것인지 강이가 보여준다. 다른 것으로 채워질 여력이 없는 그 마음이 얼마나 아름답고 순수한 것인지 그림책이 보여준다.
누군가를 이토록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때 내 눈 또한 저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