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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의 그림책 :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림책 삼부작

이수지 지음비룡소 ( 출판일 : 2011-11-25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7-27
페이지수 : 174 상태 : 승인
그림책 작가 이수지가 자신의 그림책 <거울 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이 세 그림책을 다소, 아니 매우 '불길한 느낌'을 받으며 보았다. 작가 역시 이 그림책을 그런 느낌으로 그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이수지의 어조는 편하고 밝았다. 불길한 느낌은 '나의 것'이었다. 제 작품을 의도를 설명하는 이수지의 글을 읽으니 나의 느낌을 이렇게 조곤조곤 설명하고 싶어진다.
이수지는 세 작품을 '경계 그림책 삼부작'으로 부르며 '경계'가 그림책의 주요한 화두였다고 말한다. 그녀는 세 작품 속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어떻게 설정되고 무너지고 혼합되다 재설정되는지 그림의 의미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자신의 의도와 의미에 갇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림책 속 여자 아이들의 모습이 자유롭듯 글없는 자신의 그림책에 독자들이 자유롭게 다가서길 기대한다. 작가의 설명은 충분히 공감이 가능했으며 세상과 독자에 대해 열려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 세 그림책에서 열고 닫힘이 자유로운 경계보다 '닫힘'이 무겁게 내린 경계선를읽는다. 그 경계의 느낌이 불길했던 것이다.
이 불길한 느낌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아이가 혼자라는 것, 색깔이 너무나 단조롭다는 것, 정보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포함된다. 대체로 수긍할 수 있는 이러한 이유로 나는 이수지가 그린 세계가 불길하다. 불길은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다. 현실과 환상이 넘나드는 것은 문제될 것이 아니다. 환상을 품은 현실, 현실을 담은 환상은 더할 나위 없는 건강한 조합이다. 이수지는 제 그림을 이러한 논의와 비슷하게 철학적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그림책에서 이러한 균형이 아닌 '환상의 은폐'를 본다. 그녀는 제가 그린 경계를 오고 가는 것으로 이야기하지만 환상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느낌이다. 환상이 현실을 위한 놀이가 아니라 현실이 환상을 위한 놀이인 셈이다.
내가 느끼는 이러한 불길함은 <거울 속으로>의 아이처럼 나를 비추는 거울일 것이다. 그 그림책들은 내가 환상을 어떻게 회피하는지를 드러내주는 매개체이다. 열심히 현실을 산다고 하지만 나의 많은 부분은 관념과 생각 속에 빠져 있다. 어찌 보면 환상의 다른 형태들이다. 이것을 일깨우는 이 그림책들이 나는 불편했던 것이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불길함으로 번진 것이다. 이수지는 말미에서 책 밖으로 나갈 시간이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시간 책 속에 있는 내가 언제나 기억해야 할 말이다. 자, 이제 글 밖으로 나갈 시간이다. 세상은 언어의 도움을 받아 묘사되지만 분명 언어 밖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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