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스즈키 유이 지음 ; 이지수 옮김리프 : 콘텐츠그룹 포레스트
( 출판일 : 2025-11-18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6-04-08
페이지수 : 245
상태 : 승인
처음 만나는 일본의 신예 작가이다. 읽는 내내 작가의 재기발랄함에 기분이 좋다. 마치 사탕 알갱이가 팡팡 터지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기분이다. 작가가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이걸 다 어떻게 담아내려나 걱정하기도 기우, 차려놓은 음식들을 하나로 잘 믹스해낸다. 작중 인물을 통해 말한, 자신을 지키면서 섞이는 '샐러드즘'이 구현된다.
작가는 괴테를 데려와 명언, 학문 나아가 언어에 숨겨진 '권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 권위가 얼마나 사상누각인지, 그 권위가 사실 얼마나 허상인지 너무 무겁지 않은 말들로 독자를 이끈다. 그 권위에 짓눌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라는 자유로운 안내가 마음에 든다. 무작위한 표절과 모방은 분명 경계해야 할 것인지만 그 경계 안에 웅크린 경직된 사고 역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언어는 생각의 감옥이라고 한다. 하지만 언어만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그림이나 음악 등은 생각보다는 정서를 표현하기 좀더 적절한 수단이다.)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감옥이겠지만, 생각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것 또한 감옥이 될 터이다. 언어를 통해 갇혀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좀더 자유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과 표현이 결국에는 나 자신에 대한 수용과 함께 타인을 향하기를 함께 소망한다. 주인공 도이치가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순간 아내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그에 발맞춰 그의 아내 또한 남편의 책을 읽고 느낌을 표현한다. 나를 표현하는 언어는 타인을 향한 순간 수용을 지향하는 속성을 지니게 된다. 언어는 결국 사랑을 위한, 함께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참 아름다운 일이다.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어느 쪽을 택하든 성심껏 나의 말을 하고 성의껏 다른 이의 말을 들으면 된다. 우리의 연결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말에 잡아먹히지 않으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