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모리츠의) 건강과 치유의 비밀
안드레아스 모리츠 지음 ; 정진근 옮김에디터
( 출판일 : 2020-11-11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5-04-09
페이지수 : 951
상태 : 승인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다. 비루한 몸을 이끌며 골골 팔십이 될 것 같아 건강/의학 서가에서 두꺼운 벽돌책 한 권을 꺼냈다. 너덜너덜한것이 많은 관심을 받았던 책인 것 같다. 책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구구절절 책과의 인연을 서술하는 것은 문창과 출신 사서 선생,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도서관 사서 실무> <상호대차>의 강민선 작가에게 배웠다. 나름 새로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뽐뿌 오는 글들을 맛깔나게 잘 써 주셔서 권하는 책을 몇 권 찾아 읽어 보았지만, 역시 취향은 제안받고 설득받기 보다는 역시 자기 주체적으로 고르는 데서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 같다.(앞으로 과잉정보라고 생각하면 필자의 첫 문단은 그냥 스킵하고 심사해도 무방하지 싶다.)
서문을 흘깃 흘려 보니 아유르베다, 정신과 몸의 기민한 연관성 등을 다루는 것이 일반 의학책은 아니고 중국이나 한의학은 아니지만 동양의학에 가까운 것 같다. 이 분야가 참 양방의들이 고깝게 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 어떻게 책을 뽑아도 참 나같은 걸 뽑았나 신기할 따름이다.
그동안 듣고 어딘가에서 읽은 민간요법의 총아같은 책이었지만,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맹장이 나름의 역할이 있는 서양의학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 점이다. 각종 유익한 박테리아의 안전가옥이라니. 멋지지 않은가. 때때로 절식이나 금식을 해서 좀 쉬게 해주면 맹장염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식사는 점심에 잘 먹고 아침 저녁은 소식해도 괜찮다고 하는데, 낮에 급식먹는 나로서는 저녁에 거하게 안먹으면 삶의 낙이 떨어지는데....흠 그러고보면 외식 위주의 삶을 살면서 체중이 많이 불은 바도 있었다.
지나친 육식이 인슐린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영양학 지식이랑은 상당히 상반되는 부분이 많아서 놀랍다.
담즙관에 낀 담석을 녹이려면 사과즙을 1리터씩 6일간이고 대장 청소를 하려면 피마자유와 앱섬솔트. 아침 건강프로에서 눈을 희번득 뒤집으며 효능을 설명하고 채널을 옆으로 돌리면 홈쇼핑에서 팔고 있을 것 같은 생소한 건강식품이다.
오 ****셀러리는 비아그라보다 낫다****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서술되어 있다. 역시 남자라 그런지 솔깃한 부분은 따로 있다. 2020년에 이미 섹시푸드라는 어젠다를 선점하고 있다니 저자의 혜안에 감탄했다.
태양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니... 놀랄 노자로세. 자꾸 읽다 보니 이런 거 읽는 백인 여성이 채식을 하며 이 책의 이것저것 따라 하며 인플루언서 노릇을 하는 영화속 장면이 머리속에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심장병에는 사랑을 추천하다니.. 암은 병이 아니고 삶의 자세 문제이며, 당뇨병은 가공식품을 멀리하는데서 피할 여지가 생긴다.
오. 에이즈 완치자의 대목에서는 얇은 귀가 팔랑팔랑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놀라운 내용은 많이 있다. 비타민 오버도즈 시리얼 정크푸드, 우유의 유해함, MSG 전자레인지 TV의 해악. 수술이 꼭필요한가 갱년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등이다.
다 읽고 나니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으로 읽어야 될지. 신뢰의 눈길로 읽어야 될 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의사가 보면 백퍼센트 욕할 책일 것 같다. 나는 양방 써보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번뜩 생각나서 들춰봐야겠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이 두꺼운 책을 무문자설, 참고문헌 한 권 없이 장광설로 색인만 너댓페이지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몇백페이지 더 읽어 내리느라 힘들었다. 그래서 당이 떨어진다. 바나나 우유 사 먹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