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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창비 ( 출판일 : 2024-01-15 )
작성자 : 김○래 작성일 : 2024-05-19
페이지수 : 364 상태 : 승인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대대적으로 외벽 페인트칠 작업을 시작했다. 몇 년 전, 외벽페인트 노동자가 아파트 주민에 의해 추락사했던 사건과 그 때 여론이 얼마나 들끓었는지가 기억이 났다. 설마 나아졌겠지 했다. 페인트 작업 첫 날 아침, 호기심에 가득 찬 다섯 살 막내와 함께 옥상에서 작업 준비를 하시는 노동자 분들의 모습을 창너머로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보았다. 겨우 두뼘이 될까말까한 널빤지에 앉아 밧줄 하나에 의지해 작업을 하시는 분들을......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누구든 창문을 열고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몇 년 전의 참사가 되풀이 될 수 있었다. 도저히 계속 볼 수 없어서 차라리 눈을 감아 버렸다. 이게 무엇일까. 내 마음 속에 뜨겁게 일렁이는 이 감정들이. 그렇게 며칠을 줄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려 일하시는 분들을 아찔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내 마음의 소화제 같은 글을 만났다. 읽고 있던 내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깊이 공감하고 있던 은유 작가의 '해방의 밤'중 201페이지의 '페인트 눈물'이라는 꼭지였다. "우리 아파트에서 작업하는 분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고층 건물 외벽으로 출근하는 심정과 그런 그를 바라보는 불안을 헤아려 봅니다. 살다보니 떠밀려간 자리가,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아파트 난간 같은 '벼랑 끝'일 순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생과 사의 완충지대가 10센티미터도 확보되지 않는 일자리는 있어서는 안 되는 거 아닌가...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일하다가 죽도록 내버려두는 이 부조리한 구조는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가려져 있었습니다." 내 마음의 응어리진 것들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아, 바로 이거였구나! 맞아맞아! 하며 이건 나만 느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이 꼭지를 모두 타이핑 해 나와 마음이 맞는 주민들에게 한번 읽어보시라 나누어주었다. "안전 장치를 하는 것보다 목숨값이 싼 우리 사회"에서 내가 더 할 일은 없을까 생각해 보다 머리가 아파졌다. 일단은 우리 아이들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매일매일 무사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담아 편지를 썼다. 약간의 음료수와 간식을 챙겨 외벽페인트 칠하시는 분들께 편지를 건네고 나니 마음이 아주 조금은 가벼워졌다. 그래도 바뀌는 건 없지만, 적어도 나는 사회의 부조리 하나를 알게 되었다.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더욱 구체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으로 옮길 날이 오지 않을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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