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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 권미선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04-01-01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9-30
페이지수 : 268 상태 : 승인
*제목: 여성의 굴레, 다만 밝은 빛을 향해 굴러가는

장재준 작가에 따르면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의 원제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용되는 관용적인 표현으로 '초콜릿을 끓이는 물처럼'이로 직역된다고 한다. 통상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부글부글 끓어올라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상태나 사람'을 지칭한다. 다시 말해, 비등점에 도달한 사물의 상태나 사람의 감정을 묘사하는 관용구이다. 쉽게 번역되기 어려운 문화적인 함축의 미를 한국어로 표현하기 어려웠을 듯 하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근사한 의역이다.

소설의 내용 자체는 거의 막장 드라마이다. 형부가 처제를 좋아하고 어쩌구... 소설의 구성과 묘사법이 매우 흥미롭다. 1월~12월까지 각각 대표 음식을 제목으로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식의 재료와 만드는 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마치 내가 그 음식을 상 앞에서 두고 앉아있는 듯하게 느낀다. 소설은 기막힌 과장법을 갑작스레 등장시키곤 하는데, 눈물이 흘러넘쳐 계단을 타고 내려간다던가, 몸이 성냥처럼 타오르는 감각을 느끼며 그만 활활 불타죽는 식이다.

마마 엘레나-로사우라-티타-에스페란사 순서로 대를 이어 레시피를 공유하며 그들만의 기억과 정서는 계승된다. 조금씩 나아지는 처한 환경과 인식들로 굴레의 바퀴는 돌아 밝은 빛의 미래를 꿈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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