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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하는 인간 : 개인의 의지로 평화는 가능한가

김준형 지음 ; 이두나 그림풀빛미디어 ( 출판일 : 2016-01-01 )
작성자 : 최○우 작성일 : 2024-09-29
페이지수 : 196 상태 : 승인
1. 책을 읽게 된 이유
이 책은 청주서원도서관이 리모델링 공사를 한 후에 4층 인문학 자료실에서 책을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발견했는데 좋아보여서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선 읽지는 않다가, 이제서야 읽은 책이다. 군사, 전쟁 이러한 키워드에 조금 관심이 보였다. 그냥 군사적인 내용만을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닌 것 같은데, 이 책은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상당히 궁금했다.

2. 책의 내용
책의 머리말부터 이 책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잘 설명해 준다. "오래도록 사람들 사이에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강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에 관한 책을 잘 공부한 다음 평화학자 디터 젱하스의 말처럼 다르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하라."라고 말입니다.(7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첫째는 전쟁의 개념(1장~2장)이고, 둘째는 전쟁의 역사(전쟁사)(3장~6장)이고, 마지막으로는 전쟁과 평화(7장)일 것 같다.

1장에서는 '전쟁을 바라보는 3가지 시선'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국제정치학에는 대표 관점으로 현실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구조주의가 있다고 한다. 옮겨오면서 오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요약을 해보자면, 현실주의는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으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분쟁의 해결 방법을 오직 힘의 논리(군비를 증강하거나 다른 국가와 동맹을 맺어 대항하는 것)라고 믿는다. 개별 국가는 서로 협력할 대상보다는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적국으로 인식된다. 현실주의가 제시하는 평화 모델은 힘의 균형으로 전쟁에 이르지 않는 것이다. 자유주의의 경우, 국제정치에 도덕, 제도 등이 존재하며 이를 국가가 준수한다고 본다. 개개인이 모여 국가를 구성한 것처럼, 국내와 국제의 구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구조주의의 경우, 경제적 불평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조주의자의 결론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국가 내부 탓이 아니라 세계자본주의 자체가 불평등하고, 이는 과거부터 선진국이 만들어 놓은 덫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마르크스와 레닌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구조주의자는 국제정치에서도 언젠가 자본주의의 모순이 폭발하는 시점이 와서 혁명을 통해서 자본주의 체제가 붕괴한다고 본다.
2장에서 기억에 남는 건 '전쟁은 인간의 본성인가?'라는 부분이었다. 혹자는 전쟁은 인간의 DNA에 각인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인간의 본성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의 마지막에 실려있는 세비야 선언문에 크게 동감했다. "우리가 동물로부터 전쟁을 일으키는 경향을 물러받았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옳지 안핟. 전쟁이나 여타 폭력적인 행위가 우리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옳지 않다. 전쟁이 인간의 머릿속에서 시작되듯이 평화도 우리의 머릿속에서 시작된다. 전쟁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면 평화를 이룰 수도 있다. 그 책임은 우리 각자에게 달려있다.(51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주의의 오류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다른 동물이 그렇게 행동한다고 인간이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예컨대 동물이 서로를 잡아먹는 것은 자연스럽기 때문에 인간이 동물을 먹는 것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가치를 잘못 연결한 것이다. 인간이 특정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그 행동이 옳거나 정당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 후에는 전쟁사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이 대목에서 그런 생각이 정말 강하게 들었따. 어느 학문을 공부하던 그 학문의 역사가 필연적으로 존재할 텐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한국사와 세계사는 다른 학문의 역사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이구나.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따.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시민 혁명 등 수많은 역사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이유가 필히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사가 세계사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느꼈다. 역사에서 전쟁이 있던 순간이 정말, 정말 많다는 걸 느꼈다. 3장부터 6장까지 전쟁의 역사를 청소년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돼 있어서 좋았고, 역사적 지식이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인 7장에 왔다. 7장은 내가 처음에 인용했던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하라."라는 말에 대해서 진실되게 느껴지는 대목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책과 시 등 문학작품에 나타난 전쟁의 참혹함을 인용해 놓은 것이 충격이었다. 우리의 전쟁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에 대해서 작가는 진심으로 독자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문단을 인용하며넛 독후감을 마친다.
"우리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생각은 승자독식입니다. 어려운 세대를 살아온 어른이 살기 위해 앞만 보고, 때로는 목표를 위해 수단을 합리화하는 삶을 살아왔다 해도 청소년이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통념대로 살아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무조건 최고가 되어야 하고, 경쟁에서 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고, 약한 자는 사라진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저항하지 않고 따르는 것은 옳지도 않고, 결국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삶은 불가능해집니다.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며 그들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인간의 삶입니다.(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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