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04 : 태평천국
굽시니스트 글 그림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8-12-2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25
페이지수 : 340
상태 : 승인
태평천국운동이 막을 내렸다. 대충 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거 같다. 권불십년이란 표현에 걸 맞게 마치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아주 짧게 보여준 역사적 사례인 거 같기도 하다.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인 19세기 말 다가 올 폭풍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조선에 비해 청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세계 여러 열강의 개항 요구와 망조가 든 왕조에 흔히 일어나는 민란, 그 중에서도 그 규모가 상당했던 거의 청을 전복시킬 뻔 하기도 했던 태평천국운동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 2권을 읽으면서 한 번 느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인데 태평천국운동이 이렇게 큰 민란이었는지 정말 몰랐다. 사실 우리의 역사인 조선에 대해서도 아는 게 생각보다 적은데 옆 나라긴 하지만 여하튼 다른 나라의 역사를 속속들이 알기는 사실 어렵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많은 부분들을 알게 돼서 재미도 있었고 흥미로웠다.
사실 남의 나라 뒤집어 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었다 하는 건 좀 그렇긴 하지만 근 200년 정도 전의 일이고 그야말로 다른 나라 이야기인데...(강 건너 불 구경은 재미있는 법이니...) 이 시리즈의 2권은 태평천국의 시작을 그리고 이번에 읽은 4권은 태평천국의 마지막을 담고 있는데 읽으면서 뭐랄까 묘하게 조금 더 지속되길 응원 아닌 응원을 했다.
어차피 청조는 망조가 들어 부정부패가 만연했고 아편 전쟁의 패배를 바탕으로 언제 서구 열강에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난세 속에 사이비 종교긴 하지만 여하튼 새로운 세상을 약속하는 단체의 등장은 당시 민초들에겐 말 그대로 한 줄기 빛과 같기도 했을 거 같다.
태평천국운동이 내세웠던 몇 가지를 보면 일단 청을 뒤집어 엎는 게 나름 목표여서 그런지 몰라도 변발을 자르고(구시대에 대항하는 모습) 전족도 금지했으며(나름 여성 인권 신장) 도박이나 아편도 멀리했다. 이 정도만 보면 나름 괜찮은 운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태평천국운동을 주도했던 홍씨 일가도 결국 여느 권력가들처럼 변질되긴 했다.
그럼에도 그 밑에 능력있는 장수들이 여럿 있어 10여 년 간 청의 전국 여기저기를 들 쑤시고 함락도 하고 점령도 하고 버티기도 한 부분이 일어났다 얼마 못 가 쓰러진 여러 민란들에 비해 그 정도가 대단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기세가 사뭇 등등할 때는 서구 열강들도 무시하지 않았으니 홍씨 일가의 변질이 조금 더 늦었다면 그리고 장수들의 전략적인 판단이 조금 만 더 나았다면 10년이 아니라 20년 더 나아가 정말 태평천국이란 나라 하나를 제대로 세워 어쩌면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라는 타이틀에 걸 맞게 19세기 후반 청과 왜의 정세를 알아 보고 있는 중인데 이런 정세 속에 우리 조선은 어떻게 대응해 나갔는지 알고 있는 부분은 더 자세하게 모르고 있는 부분은 새롭게 알아갈 수 있는 다음 내용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