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03 : 일본 개항
굽시니스트 글·그림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8-10-19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21
페이지수 : 460
상태 : 승인
지금까지 대충 알고 있던 정보에 의해 19세기 후반 우리나라 그러니까 조선만 상대적으로 청이나 왜에 비해 문호 개방이 상당히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늦었을 뿐만 아니라 청이나 왜에 비해 개항에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 한중일 삼국의 상황을 보니 모두가 거의 동일하게 왕조는 망조가 들기 시작했고 서구 열강의 강제적인 개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중일 모두 망조가 들어 어느 정도 변화 혹은 변혁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 왔던 대로 그러니까 기득권들인 본인들의 안위를 위해 변화를 거부하고 서구 열강의 강제적인 문호 개방을 막기에만 급급했다. 문제는 막을 힘이 없는데 막으려 했다는 데 있다. 오해를 하고 있었던 점은 청은 유럽과 연결된 대륙이고 이전부터 조선이 북학이라고 해서 유럽을 통해 청으로 유입된 여러 신문물을 접해 왔다. 해서 청은 어느 정도 서구 열강의 요구에 긍정적일 줄 알았다. 더불어 왜는 그 이전부터 여러 의도치 않은 상황에 의해 난국, 그러니까 네덜란드와 지속적인 교류가 있어 청보다 더 서구 열강과의 관계에 있어 보다 긍정적인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리 조선이나 청보다 빠르게 문호를 개방하고 그로 인해 동북아시아의 그 어떤 나라보다 앞서나가 당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열강의 반열에 오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책을 통해 보니 왜도 엄청난 부침을 겪고 겨우 겨우 억지로 문호를 개방했다가 다시 닫기도 하고 내부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야 된다는 쪽과 쇄국을 해야 된다는 쪽이 치열하게 대립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왜는 특히 그 과정이 더 복잡했다. 조선이나 청처럼 중앙집권적인 관료주의 국가가 아니어서 아주 복잡한 번, 막부, 천황과의 역학적인 관계에 의해 문호를 개방해야 된다, 쇄국을 해야 된다는 의견이 정말 치열하고 복잡하게 대립하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너무 복잡해서 읽으면서 내내 그 갈피를 잡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인 역사적 사실이 신기했다. 신기한 걸 넘어 가슴이 아팠다. 당시 거의 비슷하게 반응했던 조선과 청 그리고 왜였지만 아주 조금의 차이에 의해 왜는 결과적으로 열강의 반열에 올라 아시아 전역을 자신들의 지배 하에 둘 뻔 했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가 바로 우리 조선이었다는 점이 두고 두고 폐부를 찌를 만큼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