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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더 많은 세상이라면

박윤영 ; 채준우 [공]지음뜨인돌 ( 출판일 : 2023-10-20 )
작성자 : 조○행 작성일 : 2024-09-19
페이지수 : 265 상태 : 승인
이 책은 골형성부전증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윤영과 그의 비장애인 남편 준우가 함께 써 내려간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은 준우의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이 주류가 되고 비장애인이 소수자가 된 세상. 저자는 그런 세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남의 처지와 아픔을 나의 것으로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기를. 그런 과정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나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 무엇보다 울림을 주었던 것은 윤영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에서 '존중받는 사람'으로 변한 과정이었다.

윤영은 뼈가 너무 약해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3학년 때 학교에 사정사정해서 겨우 시작되었던 '일반학교' 생활은 친구에게 안겨 이동하다 함께 넘어져 골절이 되면서 초등학교에서 끝이 났다. 집에서 생활하며 윤영은 '물 마시고, 옷을 꺼내 입고, 화장실을 가는' 실로 모든 것에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런 윤영이 서울로 올라가 자립하겠다고 선포했을 때 가족들은 맹렬히 반대했다.

하지만 서울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내어준 집에서 살기 시작하며 집 안에서도 전동휠체어를 탈 수 있게 되자 윤영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모든 집기에 손이 닿았고, 모든 공간에 갈 수 있었다. 혼자 할 수 없는 일들은 활동지원 서비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언제든 집 밖으로 나가 지하철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변화는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도 지체장애인은 이동이나 생활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환경이 바뀌면 그들 스스로 이토록 주체적으로 살 수 있다니! 턱을 넘을 도움을 줄 게 아니라 턱을 없애면 되는데!

'택시를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면?', '택시 환승 안 하면 시외로 나갈 수 없다면?' 이런 질문들은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왜 장애인은 힘들어야 하지? 남들 다 들어가는 카페에 들어가면서 왜 감사해야 하지?' 이 책은 저자의 바람대로 나에게 '전환 스위치'가 되어 주었다.

윤영이 마지막에 나누어준 환영받았던 기억에 마음이 뭉클했다. 자신의 장애를 민폐처럼 여기거나 미안해할 필요 없이, 장애인이기 이전에 사람으로 환영받는 일. 그런 일이 윤영에게도, 모든 장애인들에게도 많이, 더 자주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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