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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비실 : 이미예 소설

이미예 지음한끼 ( 출판일 : 2024-07-10 )
작성자 : 조○행 작성일 : 2024-09-19
페이지수 : 139 상태 : 승인
이 소설에는 이일권 PD라는 인물과 그가 만든 리얼리티 쇼 <탕비실>이 등장한다. 그리고 화자 '나'는 이 7일간의 합숙 리얼리티 쇼에 참가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소설은 '누가 가장 싫습니까?'라는 말로 시작한다. 탕비실에서의 매너를 지키지 않는 여러 사례를 죽 나열한 다음, '이들과 함께 탕비실을 쓴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누가 가장 싫습니까?' 하고 다시 한번 묻는다.

쇼의 출연자들은 모두 소설 초입에 언급되었던 '싫은' 사례들의 주인공이다. 출연자들은 주어진 시간과 규칙 아래서 방송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인 '술래'를 찾아내야 한다. 인물들은 서로를 탐색하며 누가 정말로 '싫은' 사람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애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는 '싫음'에 관한 내 나름의 분출'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탕비실은 일상적 휴식의 공간이지만 원하는 만큼 무한정 머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 나에게 허락된 공간이지만 나에게만 허락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꼭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의 축소판 같다. / 탕비실에서 겨우 인사 정도면 나누며 스쳐 가는 사람들을 '잘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안면이 있다'는 애매한 관계의 정의는 이런 데 쓰기 딱 좋을 것이다. 《탕비실》은 이런 애매한 관계 속에서조차 미운 털이 박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라고 배경을 탕비실로 정한 이유를 밝힌다.

오늘날 우리는 참 쉽게 누군가를 싫어한다. 이유가 있을 때도 있지만, 딱히 뚜렷한 이유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런데 나 또한 그렇게 별다른 이유 없이 미움을 받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 기분은 어떨까?

이유 없는 싫음이라고 그 강도가 작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 익명성 뒤에, 또는 군중 속에 숨어서 그 마음이 행동으로 나타났을 때, 그 행동이 어떤 형태로든 폭력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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