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2 : 태평천국 라이징
굽시니스트 글·그림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8-06-29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14
페이지수 : 344
상태 : 승인
학창 시절 역사 시간인가 세계사 시간에 스쳐 지나 간 '태평천국운동'을 나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19세기 중반 조선이 망조에 들기 시작했는데 청도 만만치 않았던 거 같다. 일단 가장 치명적인 건 아편전쟁이다. 아주 악랄한 영국 놈들에 의해 청나라 백성들이 아편에 중독됐고 더 나아가 전쟁까지 치르게 됐다. 정확하진 않지만 기억에 의하면 그 전쟁마저도 청나라가 진 걸로 알고 있다.
그야말로 나라가 개판 오분 전인 상황이었다.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조선도 그랬지만 청도 세계적인 흐름을 그렇게 잘 따랐다고 할 순 없을 거 같다. 이런 난세에 영웅이 나오면 좋으련만 애석하게도 사이비 종교가 득세했다. 과거를 보다 수시로 떨어지던 홍인곤이란 자가 어느 날 꿈을 꿨는데 상제님 그러니까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를 받고 태평도라는 걸 만들었다.
그 계시의 내용이 황당한데 자기가 상제, 하느님의 계시를 받은 그러니까 예수님과 형제 뻘이다 뭐 이런 이야기다. 이런 그야말로 혹세무민하는 이야기에 망조가 든 청나라의 백성들은 혹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청나라는 망조가 들었고 망조가 든 나라들의 특징은 부정부패가 심하고 그럴수록 일반 민초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황당한 이야기를 믿었을 것이다. 지금과 다르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한 부분도 태평도 확산에 영향을 줬으리라.
여하튼 그렇게 교세를 확장해 나가던 태평도는 사람을 모으다 못해 군대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들만의 지상 낙원을 위해 청나라의 여러 성들을 공격해 함락시키기에 이른다. 잘 몰랐는데 그렇게 나아가던 태평도인들은 다른 곳도 아닌 난징까지 접수해 버린다.
난징이면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거의 제2의 수도 정도 되는 곳이 아닌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저 지역에서 잠깐 일어났다 만 종교를 가장한 민란 정도인 줄 알았는데 난징을 함락시켰다니... 지금으로 치면 거의 도시 하나가 그것도 대도시가 사이비 종교의 손에 넘어간 것이다.
일단 당시 청나라가 얼마나 개판이었으면 사이비 종교 하나 잠재우지 못 했을까 싶으면서 동시에 태평도는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이비 종교가 하나의 성까지 함락 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베이징 함락 까지 수행하려 한다. 동시에 난징 밑에 지역을 평정하는 즉, 북벌과 서정을 동시에 진행한다. 다시금 그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다는 게 너무 놀라울 따름이었다.
현재의 대한민국도 몇 년 전에 '신천지'라는 사이비 종교로 한 번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런 사이비가 도시 하나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 진다. 그렇게 태평도는 난징을 접수하고 자신들의 본거지인 태평천국으로 삼아 청나라와 근 10년 동안 내전을 일으키며 대치하게 된다.
나라가 얼마나 엉망이 되면 또한 백성들의 생활이 얼마나 힘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면서 남일 같지 않은 게 더 가슴 아플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