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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3, 국면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8-03-05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11
페이지수 : 249 상태 : 승인
또 사고를 치는 건 아닌가 하는 오 부장의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김동수 전무는 뒤로 일 처리를 잘 해 놨다. 이 부분을 보면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는 초코파이의 광고 카피가 생각났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 만큼 우린 서로 정이라는 게 쌓인 관계다. 뭐 이런 걸 강조하는 광고인데 이게 참 문제다. 서로 같이 잘 좀 살아 보자고 이런저런 관계를 만들어 가며 사회라는 걸 만들었는데 왜 말하지 않아도 알아야 되는 건가? 말을 해야 아는 거지...

물론 어떤 의미인지는 명확하게 알고 있다. 나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 그리고 일이 다 있다. 그런 경우 오히려 말을 하는 게 조금 우습거나 민망한 경우도 있다. 뭐랄까, 말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신뢰 관계가 형성이 된 줄 알았는데 말을 한다는 건 어느 한 쪽의 신뢰의 정도가 조금 다른 건 아닌가 하는 괜한 오해와 서운함을 살 수 있다. 그래서 그런 관계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나 역시 그렇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정말 다양한 경우에서 말을 하지 않고 일이라면 알아서 해 주길 바라고 마음이라면 알아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다 좋다. 다 좋은데 결과적으로 서로 생각하는 신뢰의 정도를 수치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언제나 항상 생각하는 바가 일치할 수 없어 문제가 생긴다. 온길 인터의 김동수 전무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먼저 회사 차리는 걸 제안했고 그 과정에서 말하지 않아도 다 이해할 거란 생각으로 이런 상황에선 반드시 필요하지만 모두에게 말해 이해를 구하자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으니 말하지 않아도 다 이해할 거라고 나중에 일이 잘 되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음으로 넘어갈 거라는 생각으로 일을 일부 진행해 결국 사고가 터지게 된다.

그런 전례가 있다 보니 오 부장은 걱정을 아니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 다는데 그냥 저냥 괜찮겠지 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해서 김동수 전무 몰래 확인을 했는데 이번에 말하지 않은 일은 결과적으로 온길을 위한 일이었고 이렇다 할 사고도 터지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또 웃기지도 않게 그 동안 사고를 친 사람 때문에 벌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사자보단 일련의 흐름에 의해 자연스럽게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 더 미안해 진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우리가 좋아해서 많이 쓰는 단어이기도 한 '대화'를 통해서 역시 우리가 좋아 하는 단어인 '소통'을 해야 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사회다 보니 모든 걸 다 말을 할 순 없다. 인정하지 못 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니까 더더욱 말 할 수 있는 것들은 중요한 것들은 제발 말을 하면 좋을 거 같다. 서로 답답해 하거나 오해하거나 미워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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