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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에세이

김소영 지음사계절 ( 출판일 : 2020-11-16 )
작성자 : 이○선 작성일 : 2024-09-09
페이지수 : 260 상태 : 승인
나도 분명 어린시절을 지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지 못 한 부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린이들의 생각을, 그 시절의 세계를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다.
되짚어보니 내가 아주 어렸을 때도 세상은 참 커다랗고 무서운 것 투성이지만, 그렇기에 친절하게 잘 알려주고 이끌어주는 누군가가 있었을 때 얼마나 안심이 되고 든든했는지 모른다. 그런 어른들은 커서도 종종 생각이 난다. 특히 어린시절 칭찬을 받았던 순간은 너무나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지금껏 내 자신감의 밑바탕이 되어온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의 세계를 간접적으로나마 다시금 경험할 수 있었고, 이제 곧 부모가 되는 시점에서 어떤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방향성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인위적으로라도 종종 이런 컨텐츠들을 접해봐야겠다. 안그럼 언젠간 또 잊어버리겠지.

p.18
"그러니까 어른이 되면서 신발 끈 묶는 일도 차차 쉬워질거야."
그러자 현성이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것도 맞는데, 지금도 묶을수 있어요. 어른은 빨리 할 수 있고, 어린이는 시간이 걸리는 것만 달라요."

p.43
어린이도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품위를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한 사람으로서 어린이도 체면이 있고 그것을 손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도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고, 때와 장소에 맞는 행동 양식을 고민하며,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p.79
그래도 나는 되도록 학년 대신 나이로 생각하고 싶다. 그러면 어린이의 성장을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몇 학년' 대신 어린이 자신을 기준으로 이전보다 나아갔는지 뒷걸음쳤는지 살피려고, 성취나 완수보다 과정을 한 번 더 격려하려고, 양이나 점수로 드러나지 않는 성장이 있다는 것을 읹지 않으려고 나 자신이 다짐하게 된다.

p.157
내가 사훈이니 뭐니 하며 재는 동안에 사랑은 이미 흐르고 있었다. 어린이로부터 내 쪽으로. 더 많은 쪽에서 필요한 쪽으로.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내 마음에 사랑이 고여 있을리가 없다.

p.179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지 않는다. 다만 서툴러서 어린이의 사랑은 부모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하는지 모른다. 마치 손에 쥔 채 녹아 버린 초콜릿처럼.

p.191
어른들은 흔히 "애들을 위해서 말을 가린다"라고 하는데 어린이야말로 말조심을 한다. 존댓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서열을 파악하고 어휘를 고르고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다. 경험은 어른보다 적은데 책임은 어른보다 많이 져야 한다. 우리 어린이들이 어른들 보아 가며 말하느라 참 고생이 많다.

p.200
그림책 작가 안노 미쓰마사는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에서 그것을 원근감의 차이로 설명한다. 멀리 떨어진 사물의 크기는 비교하기가 어려운 법인데, 어린이는 어른보다 두 눈 사이가 좁기 때문에 '비교하기 어려운 지점'이 어른보다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범위가 어린이 쪽이 더 좁다는 뜻이다. 어린이가 돌발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단지 통제 불능이어서가 아니라 감각이 다른 탓도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 어린 시절 살던 곳에 가 보면 동네가 '좁아' 보이는 것 역시 공간 감각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p.213
어린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 배워야 할까? 당연하게도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 다른 손님들의 행동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제지당하면서 배워야 한다. 좋은 곳에서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그에 걸맞은 행동을 배워야 한다.

p.227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는 대상화된다. 어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어린이를 사랑한다고 해서 꼭 어린이를 존중한다고 할 수는 없다. 어른이 어린이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자기중심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때, 오히려 사랑은 칼이 되어 어린이를 해치고 방패가 되어 어른을 합리화한다. 좋아해서 그러는 걸 가지고 내가 너무 야박하게 말하는 것 같다면,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변명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불러왔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린이를 감상하지 말라. 어린이는 어른을 즐겁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어른의 큰 오해다.

p.246
'유엔아동권리협약 12조'
"아동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동의 의견을 잘 듣고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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