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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9, 종국;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3-01-0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06
페이지수 : 255 상태 : 승인
나는 약간 그런 성향이 있다. 다른 감상문에도 한 번 밝힌 적이 있는데 아끼는 무언가 혹은 소중한 무언가 있다면 은근히 그 무언가를 알아 가기 위한 과정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미생도 그런 무언가 중에 하나였다. 미생을 처음 웹툰으로 접했을 때 당시엔 단행본도 나오기 전이었다. 어! 이거 재미있겠는데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연재가 조금 더 되면 읽어 보자. 묵혔다가 제대로 차근차근 읽어 보자 하고 뒤로 미뤘다. 그 미루는 시간이 흘러 연재가 끝나고 단행본도 나오고 드라마도 제작돼 방영을 한 거 같다. 그 길고 긴 시간 동안 결국 미생을 보지 못 했다. 중간에 한 두어 번 웹툰을 다시 보려고 시도했다가 말았고 드라마도 한두 편 정도 보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미뤄 둔 미생을 이번 독서 마라톤을 통해 다 읽었다.(다시 한 번 독서 마라톤이라는 이벤트에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알았다. 미생이 시즌 2가 있다는 걸 그래서 시즌 2도 읽기 위해 일단 책을 빌렸는데... 다시 반납할 예정이다. 뭐랄까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연 이어서 보고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감상문까지 다시 쓰려니 뭔가 조금 답답하고 부담스러움이 밀려 왔다. 그래서 독서 마라톤이 끝나면 조금 편하게 읽어 볼 계획이다. 해서 일단 기존에 알고 있던 몰랐지만 이제는 알게 된 시즌 1 까지만 읽고 우선 마무리하려 한다.

마지막 권에선 이런저런 과정을 통해 나름 능력을 인정 받은 영업 3팀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보다 큰 팀이 될 수 있는 최소한 오 차장은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것처럼 혹은 소위 회사에서 제대로된 라인을 탄 것처럼 생각하고 위에서 하라는 대로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 차장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완벽주의자는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고 정의의 사도도 아닌데 무언가 찝찝함을 느끼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 찝찝함을 이전에 박 과장이 왔을 때도 그냥 넘어 가지 않고 파헤쳐 문제를 해결했다. 결과적으로 내부 고발이기에 회사의 다른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 안 좋은 평을 듣고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그 문제가 됐던 사업을 다시 진행해서 성공시키면서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일을 만드는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그런 팀으로 팀장으로 낙인 아닌 낙인을 찍히게 됐다. 소위 약간 불편한 사람이 됐다. 잘못한 것도 없고 그른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세상은 그렇다.

그런 오 차장이 마지막에 제대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의 찝찝함을 다시 냄새 맡았다.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확인을 했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 덥석 일을 받아 진행하지 않고 천천히 확인을 했다. 그 과정 속에서 통찰이 있는 주인공인 장그래가 일의 중요한 지점을 찌르고 들어 갔다. 그래서 문제가 커졌다. 어떤 상황인지 경력과 경험을 통해 느끼고 있는 오 차장이었기에 확인을 하긴 했지만 천천히 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없던 장그래는 그냥 찌르고 봤다. 그래서 문제가 상당히 커졌다.

결국 본사 차원에서 사안을 파헤치고 문제를 수습했다. 그 과정에서 오 차장은 더 이상 회사에 남아있을 수 없음을 느끼고 마침 외부의 제안이 들어 와 사직을 한다. 2년 계약을 꽉 채운 장그래는 나름의 능력과 무엇보다 사업을 보고 진행하는 통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까지 견고하게 구축된 시스템이 허락하지 않아 결국 정직원이 될 수 없었다. 그런 장그래를 오 차장이 스카웃 한다.

나 역시 최근에 일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일을 하는 곳을 바꾸려 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나이도 어느 정도 차고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많은 두려움이 앞서고 있다. 미생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이렇다 할 능력이 있거나 대단한 성과를 낸 적도 없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두렵다. 그런데 여하튼 일 하는 곳은 바꿔야 할 것 같다. 그 누구도 그러라고 하지 않지만 그래야 할 것 같다. 괜한 자격지심인지 그냥 몸으로 상황을 반전 시켜야 함을 느끼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더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변화를 줘야 하는 이 시점에 미생의 9권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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