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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6 : 봉수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윤태호 [지음]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11-01-0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9-03
페이지수 : 261 상태 : 승인
짧은 기간 동안 일했지만(신입 교육 기간부터 해서 8개월 정도) 제약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정직원이었다. 이게 내 사회생활의 마지막 정직원의 경험이었다. 이후 일한 학습지 회사는 위탁 계약직이었고 바리스타는 매니저고 나발이고 그냥 알바생일 뿐이었다. 커피 학원 강사 역시 그냥 조금 더 안정적인 알바생의 위치일 뿐 별다를 게 없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역시 교육 회사에 속해 위탁 계약을 맺고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다.

나도 한 때는 정직원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4대 보험이 된다는 건 물론 내 돈이 나가는 거지만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알바나 4대 보험이 되지 않는 위탁 계약은 그 보호의 개념이 지극히 축소되거나 범위가 좁았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서 4대 보험이 되는 정직원을 꿈꿨는데 지금은 그냥 그렇다. 물론 싫다는 건 아니다.

지금도 일하는 곳에서 위탁 계약이 아닌 4대 보험이 되는 노동 형태로 바꾸자고 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것이다. 그런데 뭐 그렇게 4대 보험이 되지 않는 곳에서 근 20년 간 일을 하다 보니 결국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을 경험을 통해 나름 확인할 수 있었다.

4대 보험이 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다 나름 고충과 살아갈 길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생의 장그래는 당연히 사회 초년생이고 하니 4대 보험이 되는 정직원을 꿈꿀 수 밖에 없다. 그게 어찌 보면 정상이고... 그런데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경험을 해 보니 살아 갈 길은 4대 보험이 아니라고 해도 나름 보호 받을 수 있는 장치는 있기 마련이다.

부족하지만 나라에서 지원을 해 주는 경우도 있고 여차하면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복잡다단한 세상 뭐 그렇게 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 그냥 저냥 다 이해가 됐다. 이제 와서 반드시 4대 보험이 되는 곳에서만 일을 할 거야 라는 다짐 보다는 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하게 이는 것도 삶의 경험에 의한 생각의 전환이 아닌가 싶다.

물론 자본주의가 낳은 사생아인 계약직이라는 시스템은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데 또 이게 관점에 따라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없애면 된다고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사생아라는 존재만 봐도 그렇다. 일반적인 의미의 정상적인 부부 관계에서 벗어 난 존재 아닌가? 세상이 그저 정해진 대로 굴러 만 간다면 사생아라는 건 생길 수가 없다. 그렇듯 모든 기업이 정직원만을 고용할 수도 없는 것이다.

가급적 계약직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맞지만 이익이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기업의 입장에선 앞으로도 별 수없이 사생아를 끌어 안듯 계약직을 계속 고용할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를 생각하면 될 텐 데 그게 어디 쉬운가? 우리 인간사 모든 문제가 그렇게 해결이 됐다면 전쟁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보라.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전쟁 중이다. 그러니 그런 부분을 기대할 건 하면서 스스로 주도적으로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미생의 장그래는 정직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그 끝을 대충 들어 알고는 있는데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기대하면서 마저 읽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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