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장편소설
장류진 지음창비
( 출판일 : 2019-10-25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8-28
페이지수 : 236
상태 : 승인
*제목: 잘 살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나'는 '빛나' 언니의 입사 동기이다. 둘은 입사할 때는 함께 행정 지원팀에 배치되었지만 화자는 얼마나 열심히 일을 잘했는지 금방 주요 부서로 옮겨가고 빛나 언니는 5년이 넘도록 총무 부서에 남아 '도태'된다. 빛나 언니는 '커리어 우먼답지 못하게' 엉덩이까지 오는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에 아침마다 지각이라 높은 구두를 또각거리며 뛰어 출근한다. 또한 그녀는 동기긴 하지만 몇 살 더 어린 화자에게 고민 토로를 하며 커피를 얻어먹거나 청첩장을 받고도 결혼식에 참석을 하지 않는다던가 카톡 프로필 속 남자친구 사진을 수도 없이 바꾸며 연애 스토리를 생중계 하듯 하는 실로 나이 먹고도 '눈치 없는' 여성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과연 빛나 언니는 화자인 내가 보는 것처럼 일도 못하고 눈치 없고 인생에 진지함이라고는 없는 여자일까? 그게 맞나?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그건 '화자의 시각'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사실 우리의 생활 속 관계들과 주고 받는 대화들도 마찬가지다. 누가 이랬어, 쟤는 저랬어, 누구는 이런 사람이야. 모두 1인칭 시각의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고 이야기일 뿐.
빛나 언니가 바라본 화자의 모습은 어떻게 기술될까? '꽉 막힌', '자기밖에 모르는', '음흉하게 숨기고 사내 연예나 하는'이라고 기술될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