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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카슨 :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

윌리엄 사우더 지음 ; 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 ( 출판일 : 2014-01-01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8-27
페이지수 : 630 상태 : 승인
*제목: 온화한 불복종자

몇 해 전 <온화한 불복종자>라는 인문심리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세상엔 많은 불의가 있으며 그에 불복종하는 자들이 개혁을 일으킨다. 다만, 이미 공고한 부조리에 던지는 작은 목소리가 통하려면 그 불복종자는 '온화'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온화한 불복종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론 상대방인 '그들'의 논리에 빠싹해야 한다는 것, 감정적 강경한 말보다 논리에 입각한 조근조근 대화에 능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취지의 책 제목에 딱 들어맞는 인물을 발견했다. 바로 현대 환경 운동의 시초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 카슨은 생태학이나 환경 변화 같은 주제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데 실로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했다. 특히 1962년 <침묵의 봄>은 전세계의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아직까지도 해마다 2만 5000부 넘게 꾸준히 팔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책이 나오고 두 해가 채 지나기 전에 병으로 숨졌지만 그때 이미 그녀는 자연 과학자이자 지구에 관한 우려를 공적으로 발언하는 활동가로서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카슨은 바쁘고 압박이 심한 삶을 살았던지라 생전에 많은 작품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본디 더디고 꼼꼼하게 일하는 습성이 있었으며, 자신이 쓴 문장의 구성이 스스로 흡족할 만큼 매끄럽고 아름답다 싶지 않으면 결코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끊임없이 퇴고를 거듭하고,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소리 내어 읽었고, 어조며 두운이며 명료함 따위에 두루 만족할 때까지 스스로에게 원고를 되풀이해 읽어주곤 했다.

카슨은 과학자이자 빼어난 이야기꾼 이기도 했다. 그녀는 화학 살충제에 관한 과학을 다룬 책(침묵의 봄)을 대담하게도 상상의 마을에 불어 닥친 환경오염을 다룬 우화로 시작했는데, 이는 독자들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문예 비평가들은 그녀의 우화를 활용한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독성 물질에 의한 고의적인 지구 오염이라는 불온한 주제를 창의적으로 소개한 방식이자 빼어난 수사적 장치라는 것이다.

그녀는 생물 종과 생물학적 물리적 환경 간의 관계 그리고 생태계를 지배하는 역동적 체제를 강조했다. 그녀는 연설이나 기고문마다 세상에 대한 쓴소리를 감행했다. 이는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고 산업계, 본인이 몸담은 학계의 반발까지 사게 되는 실로 험난한 길이었다. 인간이 본인들의 능력으로 가장 왕성하게 번성하던 20세기 중반 카슨은 이미 앞날을 내다본 것이다.

"지구 상에 생명체가 출현한 이후로, 줄곧 생명체와 환경의 작용 및 상호작용은 여러 형태를 띠면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는 학술적 의미 그 이상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그것을 받아들이고 나면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처럼 끊임없이 환경을 못살게 굴면 어째서 결코 무사하지 못한지를요.
지구 역사를 연구하는 진지한 학자라면 생명체도, 그 생명체를 지탱하는 물리적 세계도 고립된 작은 칸막이 안에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는 유기체와 환경은 각각 별개가 아니라 놀라운 단일체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므로 환경에 방출된 유해 물질은 즉각 인류에게 끝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1963년 초, 한 심포지엄 기조 연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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