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이 소설은 주인공 잠바스티타 보도니가 병원에서 깨어난 것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병원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은 상태이며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좋은 치료진과 가족이 있었고 그는 집으로 돌아가 고서적상답게 문서를 중심으로 자신의 과거를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 소설이 움베르트 에코와 동시대의 사람들에게 특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역사와 만화책, 소설등이 그 나이때의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이야기하는 상징적인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파시스트 통치 아래에서 보낸 세세한 추억들은 아마도 한 시대의 증언일 것이다.
하지만 하권 마지막 부분은 솔직히 난해했다. 주인공이 다시 한 번 쓰러진 후 죽기 전까지 의식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이야기들은 저자와 다른 문화에서 자라난 나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신곡과 파우스트가 인용된 건 알겠는데 극히 문화적인 상징이 많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이제까지 읽어본 에코의 소설 중에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소설이었을 이 소설. 에코의 성장과정을 돌이켜볼 수 있는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