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다산초당
( 출판일 : 2019-11-22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8-24
페이지수 : 295
상태 : 승인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라는 아주 유명한 말이 있다. 바로 E.H. 카로 알려진 역사학자의 저서인 '역사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표현이다. 한 때 나름 역사학도를 꿈꿨다. 보다 정확히는 역사 선생님을 꿈꿨다. 이래저래 무산되긴 했지만... 여하튼 중학교 시절엔가 뭣도 모르고 '역사란 무엇인가'란 책을 샀다. 그저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표현이 멋있었던 거 같다. 그게 맞았는지 책은 사 놓고 읽지를 못 했다. 사 놓은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아 두기만 하고 있다. 가끔 넘겨 보며 낡은 표지와 속지 그리고 30여 년 전의 책 가격에 놀라는 게 전부다.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읽으면서 읽어 보지도 않은 E.H. 카의 저서 속의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표현이 계속 생각났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역사 선생님이면서 학자다. 정확히는 선생님 쪽에 더 가깝다. 그리고 상당히 유명한 선생님이다. 소위 '일타 강사'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선생님이다. 책도 많이 내고 여기 저기 방송에도 많이 나오는 그야말로 역사 선생님이면서 동시에 연예인 뺨치는 유명인이다.
그 선생님이 책 속에서 역사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낸다. 자신이 역사와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그걸 통해서 현재의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를 나름 어떻게 대비하는지 카페에 같이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조용히 이야기해 주듯이 담아 내고 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으로 가슴으로 오래 전의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한다는 게 명확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건 나만 그런 건 아닌 거 같았다. 실력도 있고 오래 간 역사 강의를 한 더 나아가 상당히 유명한 역사 선생님이기도 한 저자도 생각은 그렇게 하고 강의할 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자신도 잘 적용이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있다. 그렇지,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겠지... 이미 지나 간 그것도 상당히 오래 전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대가 달라도 너무 다른 현재의 그것도 내 상황과 맞춰 보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싶으면서도 동시에 역사를 많이 배우고 생각을 계속 해 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고민을 지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 두어 번 적용되는 그 순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 봤다.
가장 가까운 예로 내가 만약에 일제 강점기 시대의 조선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냥 순응하면서 평범하게 살았을까?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독립 운동을 했을까? 아니면 합리적이면서 이성적인 선택이라는 미명아래 친일을 했을까? 당연히 멋있게 독립 운동을 했을 겁니다, 아니 해야 되지 안겠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지만 글쎄...
이런 지점들이 현재의 내 삶과 나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즉, 지금이 일제 강점기는 아니지만 힘들고 두렵지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앞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보다 먼 미래를 볼 수 있는 역사적 관점을 바탕에 둔다면 선택은 사실 명확하다. 최소한 지금 당장 내가 살자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핍박하는 선택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관점을 갖고 지난 과거 속의 여러 인물들의 선택을 현재의 삶에 적용해 보는 것, 이게 바로 과거와 끊임없이 대화를 한다는 그 표현에 부합하는 행동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며 이번 독서 마라톤을 통해 의도치 않게 역사 관련 서적을 많이 읽고 있는데 앞으로 어린 시절 꿈이었던 역사학자를 생각하면서 역사 관련 서적을 더 자주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읽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