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의 로드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 = Road classic
고미숙 지음북드라망
( 출판일 : 2015-01-01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8-23
페이지수 : 336
상태 : 승인
*제목: 감정의 길
고미숙 작가의 작품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채, 여기저기서 성함을 자주 들어왔다. 한 강연자의 인생 멘토라면서, 주말 열하일기 강독 수업의 강연자라면서 등등.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 동아리의 8월 책으로 고 작가의 <로드 클래식, 길 위에서 길 찾기>를 제목으로 들었을 때, 그래서 왠지 알고 있는 내용의 책인 양 반가운 기시감이 들었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있다. 열하일기, 서유기, 돈키호테, 헤클베리 핀의 모험, 그리스인 조르바, 걸리버 여행기를 각 주제로 다룬다. 각 고전 속의 '길' 위에서 고미숙 작가를 필두로 한 독자들의 '길'찾기가 주제다.
고 작가는 <열하일기> 완역에 사전 조사를 위해 실제 연암 박지원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 기행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아마 더 이런 식의 내러티브에 끌리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각 작품의 내용을 적절히 가미하면서 작가의 철학을 쉽게 풀어가는 점이 좋았다.
'온돌론'도 한편의 이야기가 된다. 이 서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진흙과 돌, 구들과 불, 땔감 등이다. 이 사물들은 서로 어울리고 부딪치면서 온돌이라는 새로운 배치를 만들어 낸다. 이때 온돌은 그저 무형의 시설이 아니라 사람들과 더불어 일상을 이끌어 가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p.65) - 열하일기 파트 中 -
그렇다! 산다는 건 '지금, 여기'를 누리는 것일 뿐! 그런 점에서 '과수댁' 역시 일종의 자연이다. 오직 에로스적 충동만으로 덮쳐오는 육체라는 점에서 말이다.(p.274) -그리스인 조르바 파트 中-
각 장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여정도'처럼 두 쪽을 할애한 지도 일러스트가 귀엽고 좋았다.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완전한 나의 개인적 호불호에 따른 것인데, 고 작가의 문체이다. 정중하고 심플한 문체가 어울릴 법한 대목에서도 아! 오호라! 같은 감정을 터뜨려 호소하는 식의 문체가 나로선 조금은 부담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