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 조구호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00-01-05 )
작성자 :
최○숙
작성일 : 2024-08-23
페이지수 : 298
상태 : 승인
제대로 마법에 걸렸다. 아주 오래 옛날 아직 학교에 다니기도 전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가 아득하지만 부엔디아가의 집안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듯했다. 문맹이던 할머니와 문자를 알기에는 너무 어렸던 꼬맹이의 이야기 연대가 이토록 길게 연결될 줄 몰랐다. 할머니의 이야기 대부분은 민담이거나 전설, 신화였음을 배움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흐릿했었다. 이 책의 1권을 읽는 동안 반세기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가 떠오른 건 시간과 공간은 다르지만 이야기의 마력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 부엔디아 집안의 가계도를 보고는 특별히 복잡해 보이지도 않는데 왜 이걸 그려놓았을까 의아했다.
그러나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슬라의 결혼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마꼰도에서 끊임없이 대물림하는 '아르까디오, 아우렐리아노, 우르슬라, 아마란따, 레메디오스'의 이름으로 순환을 반복하며 얽히고 설켜 혼란스러웠다. 왜 가계도를 만들어두었는지는 1권을 읽는 동안 벌써 충분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수차례를 왔다갔다 하며 외워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벗어날 수 없는 마법은 아무 생각없이 빨려들어가는 재미에 있었다.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던 어린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