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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 한경희 옮김문학동네 ( 출판일 : 2024-06-10 )
작성자 : 최○숙 작성일 : 2024-08-21
페이지수 : 584 상태 : 승인
1929~1939년의 10년에 걸친 세계 저명인사들의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마치 퀼트처럼 조각조각 연결된 커다란 소설 같다.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반전도 많은 막장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이지만 소설 아닌 사실이어서 더 흥미롭고 놀랍기도 하다.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작가는 394권의 책을 읽고 자료를 조사했다고 한다. 등장인물도 600명 가까울 거라는데 처음엔 몹시 정신 사나웠다. 그 이름들이 마구 헷갈려서, 또 인물과 인물들이 연인들로 얽히고 설켜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숙제 같기도 했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반복되어 연결이 되니 대충 줄기를 추릴 수 있었다.
소설가 로베르트 무질이 "세계의 역사는 적어도 그 절반은 사랑의 역사"라고 했다는데 맞는 말이기도 하거니와 사랑 이야기에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그리 있을까.
이 책은 시대를 아우르는 세상의 모든 형태의 사랑을 모두 보여주는 것 같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근친애, 지고지순한 사랑, 불같은 사랑, 권태로운 사랑, 육체적인 사랑, 정신적인 사랑, 계약 결혼 등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성사되지 못한 만남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토마스 만과 그의 자녀 클라우스 만과 에리카 만, 스콧과 젤다 피츠제럴드 부부, 파블로 피카소, 마를레네 디트리히,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헤밍웨이, 베르톨트 브레히트, 헨리 밀러, 투홀스키, 오토 딕스, 비트겐슈타인, 레마르크, 헤셀은 물론 나치 치하의 테오도어 아도르노와 괴벨 등 사랑의 주인공들이 겪는 복잡다단하고 다층적인 사랑의 모습은 안쓰럽기도 하고 역겹기도 하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증오의시대 상황은 사랑의 '망명지'일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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