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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를 읽는다 : 독한 사랑이 그리울 때 다시 꺼내든 세기의 소설들

이화경 지음중앙m&b ( 출판일 : 2014-01-01 )
작성자 : 이○혜 작성일 : 2024-08-16
페이지수 : 300 상태 : 승인
소설가 이화경이 쓴 '독한 사랑이 그리울 때 다시 꺼내든 세기의 소설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1권의 사랑을 담은 책들을 이화경의 눈으로 해석하고 보여주는 책이다. 순수와 떨림, 첫사랑과 영원을 다룬 낭만적인 소설에서부터 불륜과 치정, 간통과 살인을 다른 파격적인 소설들의 독후감이다.
프롤로그의 제목인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네'라는 제목에 끌려 손에 잡게 되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는 아흔 살이 되도록 결혼 한 번 하지 않고 독신 생활을 유지하던 노인이 어린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어찌 아흔살의 나이에'는 우리들의 시선이고 작가는 노인을 지나간 세월을 아쉬워하는 흔해빠진 넋두리를 읊조리는 노인이 아니라 언제나 얽혀들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을 찬미하는 남자이기를 갈망한다.

;노년은 꼭 우울하고 쓸쓸해야 하는가. 그저 묏자리나 알아보고 오늘 죽어주지 못해서 미안해야 하는가. <은교>에 나오듯이 '젊음이
노력해서 얻은 상이 아니듯, 늙음도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지 않는가. 노인은 무성적인 존재여야 하는가. 조용히 죽을 날을 세면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들을 만지작거리며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가. 내일은 없을 것처럼, 마치 죽지 않을 것처럼 사랑에
펄떡거리면 안되는가. 죽을 힘만큼 남은 세월을 세월을 바쳐 사랑하면 안되는가 (20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벌써 이 책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아흔살 노인과 14살 소녀의 사랑이야기라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조합인가.
내가 말도 안되는 조합이라고 느꼈을 이야기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지, 마치 죽을 것처럼 사랑에 빠져드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인가라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는 이화경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에 대한 해석도 인상적이다. 뒤라스가 평생 잊을 수 없었던 기억을 일흔에야 소설의 형식으로 되살릴 수 있었던 것이 그의 어머니가 죽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감히 어머니가 살아있을 때는 자신의 농염했던 체험을 노골적으로 쓸 수 없어서 슬픔 속에서 싹을 틔우던 은밀하고도 퇴폐적인 악의 꽃 같은 사랑이야기는 뒤라스의 어머니 사후에나 독자와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연인들의 정사가 포르노의 적나라한 직접성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가 내부에 슬픔이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해설도 공감이 간다.

나머지 작품들도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들도 있고 처음 소개받는 소설들도 있었는데 똑 같이 새롭고 낯설고, 매력적이었다. 세상에서는 손가락질을 해도, 왜 파멸이 빤히 보이는 선택을 할 까 싶은 의문스러운 선택에도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이해가 간다. 아니 이해를 넘어 그런 선택들이 가지는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동경하게 하는게 문학의 매력인거 같다. 소설의 매력에 새롭게 빠져들게 하고 다시금 그 아름다움에 젖어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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