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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문미순 장편소설

문미순 지음나무옆의자 ( 출판일 : 2023-05-09 )
작성자 : 최○숙 작성일 : 2024-08-16
페이지수 : 257 상태 : 승인
유명 북튜버가 추천해 준 책이다. 소개된 내용이 치매 부모 간병 이야기라고 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침울한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해서. 또 뒤에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한 자리에서 다 읽었다는 바람에 대출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엄마가 치매를 앓다가 3월에 돌아가셨다. 집 말고는 어디로도 가시기 싫다시고 치매라는 것도 인정하시지 않으며 가족 외 누구도 꺼려하시는 바람에 4남매가 돌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소설 중 명주의 엄마와 성준의 아버지처럼 애를 먹이지는 않은 착한 치매였지만 3년 여를 번갈아 돌보는 데 고생이 많았다. 우리 남매들의 고생도 고생이었지만 거동이 불편해지시고 치매 증상이 심해지며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엄마를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팠다. 엄마는 점차 모든 걸 잊어 가셨다. 막바지엔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보고도 모르는 사람이라셨지만 그래도 자식들만은 잊지 않으시고 돌아가신 게 감사했다.
이미 대출된 책이라 예약을 해두고 기다렸다. 연락을 받고 데스크로 가 책을 받는데 또 예약이 되어 반납연장이 안 된다고 했다. 매체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과연 몰입도가 대단한 이야기였다. 이튿날 중요한 가족 행사가 없었다면 나도 그 날 밤에 다 읽었을 것 같다. 중간 중간 엄마 생각이 나서 울컥거리고 눈물도 났다.
701호와 702호의 이웃이 나란히 노부모의 간병으로 겪는 어려움과 생활고를 다루는데 진짜 가족인 명주의 딸 은진과 준성의 형은 두 주인공들을 더 곤경에 빠뜨린다. 오히려 가족이 아닌 타인 또는 이웃이 방법은 다르지만 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고 돕는다. 비록 윤리적인 면의 정당성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사회가, 국가가 다하지 못하는 책임을 추운 사람끼리 손을 꼭 잡고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일으켜 세운다. 저출생과 고령화 사회가 당면한 가족과 간병의 문제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좋은 소설을 단숨에 읽었다. 다음 예약자를 위해 빨리 가져다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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