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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김기태 소설

김기태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4-05-15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8-14
페이지수 : 331 상태 : 승인
*제목: 간결하다, 위트있다, 시사적이다, 무엇보다 재밌다

좋은 단편은 그만의 공고한 미덕이 있다. 짧은 서사 속 세계관에 빠르게 몰입 시키는, 다채로움, 강렬함 등. 그렇지 않은 단편은 독자로 하여금 '애걔, 이게 뭔 이야기람.' 이라는 피드백만 듣게 된다. 단편 소설 최고의 대가를 꼽으라면 개인적으론 H.G.웰스를 일등으로 치겠다. 그의 대작 <우주 전쟁>과 <타임 머신>의 훌륭함 못지않게 짧은 단편 '담장에 난 문', '눈먼 자들의 나라'를 읽고 나면 뭐 거의 내 세계관이 흔들리는 듯한 강렬한 감각을 맛보게 된다.(2등은 테드 창.)

어쨌든, 단편은 쓰기 쉬울 것 같으면서도 탄탄한 서사와 참신한 소재 없이는 나라면 한 문장도 못쓸 것 같은데. 간만에 정말 좋은 단편을 만났다. 극현대적인 소재(아이돌, 연애프로그램, 비혼문화 등)를 많이 사용했다. 입소문을 타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이다.

여섯 개 대륙 열한 곳의 해변을 담은 뮤직비디오에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 그럴 수 있다는 낙관이 넘실거렸다. 한국에서 흔히 '국뽕'이란 말을 사용하지만, 그 노래를 들으면 '세계뽕' 혹은 '인류뽕'이 차올랐다.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한국 굴지의 엔터사에서 빠르게 임원이 된 프로듀서는 말했다. 선도적인 문화 콘텐츠로서 케이팝은 이제 '공존'이라는 시대적 화두에 답해야 한다고.(p.22, 세상 모든 바다 中)

감자는 '눈만 높은 흔한 여자 공무원', 브로콜리는 '금수저 물고 유학 다녀와 예술계 기웃거리는 애'가 되었다. 화면 속 맹희는 자신을 수입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라고 소개했다. 자막으로는 '완두(37세), 글로벌 레코드 세일즈 마케터'라고 표시되었다. 시청자들은 '중소기업 다니네'로 받아들였고 일부는 '서른일곱에 하트 박힌 핑크색 스웨터, 쎄하다 쎄해'라는 댓글을 남겼다.(p.67, 롤링 선더 러브 中)

그는 어떤 것들은 예고될 수 없으며 호명될 뿐이라고 생각하며 담대해졌다.(p.107, 전조등 中)

작가 경력의 첫 책. 수록된 9편의 이야기 한편 한편이 정말 재밌고 참신하다. 요즘 시대의 키워드를 소재로 잘 버무려서 인지, 현재 세태를 대비 시켜 깊은 생각에 잠기게도 한다. 아끼며 야금야금 읽다가 중반부 쯤에서 소장각의 책이라는 단상이 들기도. 즐겁게, 조금은 짧은 흐름의 감각으로 요즘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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