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파람북
( 출판일 : 2024-05-10 )
작성자 :
이○혜
작성일 : 2024-08-14
페이지수 : 340
상태 : 승인
자유자재로 각 분야를 넘나드는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감성에 푹 빠져들게 되는 책. 책을 좋아하고 책으로 위안받으며 자란 작가는 책속의 무림고수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도서관에서 오래 도를 닦은 뒤 멋진 검술로 세상에 짜안 하고 등장해 현란한 검술을 선보이는 무림고수.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한 이야기를 보고 궁금해서 보게 된 책이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이다. 오, 나의 선택을 칭찬해.
3~4쪽의 짧은 책 소개와 작가의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읽다보면 작가가 소개한 책이 궁금해진다. 이미 읽었던 책들도 있는데 그 책들도 다시 읽고 싶어진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무서운 왕과 죽지 않기 위해 이야기로 목숨을 연명하는 세헤라자데를 작가와 독자의 관계로 비유하는데 너무 적절하고 이해가 쉬운 비유이다. 잔인한 왕처럼 독자는 언제든 작가에게서 등을 돌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그러나 자신을 끌어들이는 책속으로는 기꺼이 들어가는 자이다. 책 자체를 사랑하는 김미옥은 아주 훌륭한 안내자이다. 그녀가 '읽어보면 안다'라고 끝을 맺는 책들이 제법 있는데 정말 읽어보고 싶어진다.
김미옥을 통해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사드 하이더, 제임스 볼드윈, 조세희, 샤리 쥔, 헬렌켈러, 윤이상, 케터 콜비츠 등 많은 예술가들을 다시 기억하고 새롭게 알게 되었다. 짧은 소개로 이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니 감탄하면서 그들과 그들의 책, 그들 작품들의 이야기를 빠져들듯 읽었다.
그 증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이수경의 <자연사박물관> 편에 조세희의 2008년 한겨레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내가 '난장이'를 쓸 당시엔 30년 뒤에도 읽힐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또 얼마나 올래 읽힐지 나로선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세상이 지금 상태로 가면 깜깜하다는 거, 그래서 미래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며 눈물지을지도 모른다는거, 내 걱정은 그거다.
자신의 책이 여전히 읽히는 있는 현실을 슬퍼하는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읽혔다.
너무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길잡이 역할을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