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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톡. 6 , 조선의 두 번째 영광

무적핑크 지음이마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8-13
페이지수 : 377 상태 : 승인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전에 영화 사도를 본 적이 있다. 엄청나게 재미있거나 많은 기억이 나는 영화는 아니지만 이번 편을 읽으면서 그 영화가 그냥 계속 생각이 났다.

그야말로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다. 임금인 아버지가 장차 자신을 이어 역시 임금이 될 아들을 죽였다. 너무나 바랐던 아들이었는데 죽였다. 너무나 총명했는데 죽였다. 너무 총명해서 그랬는지 바라는 게 많아서 그랬는지 그런 바람이 커서 그랬는지 아들을 죽였다. 그것도 굶겨 죽였다.

책을 보면 사도가 어린 시절에 눈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영조에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쁘고 냉정한 아빠인 영조는 그런 부분을 무시하는 걸 넘어 꾀병 정도로 치부해 버린다. 그 내용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조금만 조금만 사도를 보듬어 줬다면 아버지 영조에 버금갈지 어땠을 지는 모르겠지만 여타 임금인지 뭔지 모를 몇몇 왕들 보다는 확실하게 나은 정치를 펼쳤을 거 같은데 너무 아쉽다. 그렇게 사도가 아버지 영조를 잇고 사도의 아들인 정조가 왕위를 정상적으로 이어 나갔다면 조선이 과연 망국의 길로 들어 섰을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아쉽다.

사도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영조, 그런 마음을 하나 가리지 않고 사도에게 그냥 다 내비친 영조, 그로 인해 결국 마음의 병을 얻어 이상한 짓을 일삼기 시작하는 사도, 그래서 더 더 사이가 멀어지는 영조와 사도... 더불어 사도의 아들인 나중에 정조가 될 총명한 손자를 더욱 사랑한 영조...

왕정 시대에 권력의 무서움과 잔인함에 의해 가족끼리 죽이고 살리고 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조선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고려의 역사 그리고 왕정을 지나 왔던 전 세계의 역사를 보면 그야말로 가족들끼리 만들어 낸 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런데! 자신의 누구보다 바랐던 총명했던 아들을 기대가 너무 커서 큰 실망감을 안겨 줬다고 생각한 영조는 그런 아들을 죽여 버렸다. 물론 마음의 병을 얻어 더욱 더 영조의 눈 밖에 난 사도의 잘못도 어느 정도 있지만 시작은 발단은 분명히 영조였다.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성에 차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을 그것도 자신을 이어 조선의 임금이 될 아들을 죽여 버린 경우는 역사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너무 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다 설명할 수 없는 말 못할 이유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아들을 단 칼에 목을 베어 죽인 것도 아니고 사약을 내려 죽인 것도 아닌 굶겨 죽인, 그것도 뒤주에 하필이면 쌀을 담아 두는 뒤주에 가둬 굶겨 죽였다는 사실은 어떻게 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런 아버지의 죽음을 두 눈으로 목도하고도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뤄 낸 정조가 대단하기도 하면서 짠하다. 말은 안 했지만 표현은 안 했지만 수원 화성을 지은 이유가 결국 아버지에 대한 그렇게 떠나 보낸 아버지에 대한 나름 애틋한 마음이지 않을까 하고 여러 역사적 사실을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권력을 위해 비정하게 죽이는 게 더 잔인한 건지 마음에 안 든다고 굶겨 죽여 버린 게 더 잔인한 건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난 후자인 영조의 행태가 더 비정하고 잔인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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