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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 허진 옮김다산책방 ( 출판일 : 2023-04-21 )
작성자 : 홍○의 작성일 : 2024-08-05
페이지수 : 103 상태 : 승인
클레어 키건 작가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나에게 큰 인상을 주었다. 100쪽 내외의 짧은 소설에서 이렇게 많은 의미를 숨기면서도 잘 드러내는 책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래서 키건 작가의 다른 책이 궁금해졌고, 또다른 화제작인 '맡겨진 소녀'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한 문장 한 문장 정성 들여 읽었는데, '맡겨진 소녀'는 그러기 어려웠다. 물론 작가 특유의 표현력과 묘사력은 잘 느껴져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큰 충격이나 인상은 받지 못했다.

주인공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사랑을 받으며 크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무의식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눈치보며 살아가는 방법을 익혔을테고, 그래서인지 킨셀라 부부와 생활하면서도 어른들의 예쁨을 받는다. 그러면서 킨셀라 부부가 채워주는 사랑의 빈자리는 아이에게 조금 낯설게 다가왔을 것이다. 주인공은 담담하게 그 애정과 사랑을 받아들이고, 가만히 음미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 킨셀라 부부에게도 짧은 여름의 그 시간은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와 거리를 느끼는 듯 했지만, 마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어울리는 장면을 보다보면, 아저씨와 주인공이 산책하는 장면을 보다 보면 그 거리가 점차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좋았던 점은, 죽은 아들을 주인공에게 투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 킨셀라 부부는 죽은 아들에게 느꼈던 사랑과는 또 다른 사랑을 주인공에게 주었던 것 같다.

다소 아쉬움을 느끼긴 했지만, 짧은 소설에서 '아, 좋다'라는 감정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4점을 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여전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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