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지구 생물의 진화사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등장은 참으로 놀라웠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상 어느 생물과는 달리 문명이라는 것을 만들었으니 과학자들에게 호모 사피엔스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은 대단한 숙제이기도 할 것이며(지금도 그렇지 않을까?) 한 소설가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즉 이 '별의 계승자'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특이한 종의 출현을 설명하기 위한 저자의 SF소설이다.
이 소설은 달에서 5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의 시체가 발견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5만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가 달에서 발견되는 것도 놀라운데 그 호모 사피엔스는 현재의 인류의 기술 수준보다 뛰어난 우주복을 입고 있었다. 그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전문가들이 총출동되고 그들은 달에서 더욱 많은 유해들을 찾아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은 사라진 미네르바(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소행성대)라는 위성에서 왔다는 것을 밝혀내게 되고, 다른 연구진들에 의해 목성의 위성인 가니메데에서 외계 문명의 우주선을 발견하여 그 외계인(가니메데인이라 불린다)들이 지구 행성의 2천 5백만년 전 생물들을 미네르바로 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월인은 미네르바에서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였던 것이다.
가니메데인들은 미네르바 행성의 환경적 위험에 직면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구의 생물들을 미네르바로 옮겼으나 결국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네르바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갔고, 남은 지구 생물들은 미네르바에서 나름 진화하였으나 점차 생존환경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호모 사피엔스(월인)들은 두 파로 나뉘어 전쟁을 벌였으며, 그 전쟁의 결과 미네르바는 파괴되고 원래 미네르바의 위성이었던 달은 폭발의 여파로 지구 쪽으로 날아가 지구의 위성이 되며, 달에 있던 월인의 생존자들은 지구로 넘어와 호모 사피엔스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을 연구자들은 결국 밝혀낸다.
이 소설은 일단 그 상상력이 정말 신기했고 또 이렇게 학자들의 논쟁을 지루하지 않게 소설로 써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정말 지적인 경이로움으로 가득찬 소설. SF소설의 장점을 잘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