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은행나무
( 출판일 : 2021-06-08 )
작성자 :
남○진
작성일 : 2024-05-14
페이지수 : 522
상태 : 승인
7년의 밤이던가, 정유정 작가님의 글을 처음 읽고 그때까지 출간된 소설들을 모두 찾아 읽었을 정도로 팬이었다. 최근 작품들은 아직 이북으로 나오지 않아 미뤄두고 있다가,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니 모두 대출가능상태가 아닌가. 얼른 집어왔다.
그 중에서도 제목이 유독 작가님과 어울리지않아(?) 궁금함에 먼저 펼쳐본 책이 '완전한 행복' 이었다. 이 작가님은 행복.. 이랑은 좀 거리가 멀었던것 같은데. 누구 하나가 죽고, 그걸 어디다 숨기고, 들키지 않으려고 싸우던 그런 류의 작가님이었던 것 같은데.
제목때문에 살짝 오해할 뻔 했지만, 작가님은 여전히 작가님이셨다.
누군가가 죽고, 누군가는 그걸 숨기고, 그 숨긴걸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실질적인 이야기 내용의 중심은 '지유'의 엄마 '유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유나'는 말한다. 완전히 행복해지려면, 불행한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야한다고. 그래야 완전히 행복해질 수 있다고.
그 '불행한 것' 속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된다. 네가 무섭다며 헤어짐을 얘기하는 '남자 친구', 회사 공금 횡령으로 자신을 해고한 '아버지', 재혼 후, 완벽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친양자 입양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의 계획과는 상관없이 부부의 사이로 끼여들려하는, '재혼한 남편의 친아들', 이혼 후 면접교섭권을 주장하며 자신의 딸을 보여달라, 법의 힘을 빌려 위협하는 '전남편', 어릴적부터 내 것은 뭐든지 빼앗으려 하는 것 같은 '친언니' 까지. 모두가 불행의 씨앗이다.
항상 시골집에 갈때면 엄마와 함께 동행해야했던 지유. 지유는 어두운 밤, 다락방 밑에서 들리는 것만같은 되강오리의 울음소리때문에 여러날을 악몽에 시달린다. 나쁜 꿈이었다고, 자고 나면 괜찮아질거라는 엄마 말에 다시 잠자리에 누워보지만 되강오리의 울음소리가 아직까지도 들리는 것만 같다. 그 소리는 정말, 되강오리의 울음소리 였을까?
엄마 말이라면, 이 세상 그 어떤 누구보다 독실한 신자처럼 믿고 따르는 지유 이지만, 자꾸만 궁금한게 생긴다.
아빠는 왜, 내일 아침에도 우포 늪에 가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을까?
아빠는 왜, 자신에게 말 한마디 없이 시골집을 떠나버린 걸까?
아빠는 왜, 옷과 신발, 핸드폰이며 가방을 모두 두고 떠나버린걸까?
엄마는 왜, 그 깜깜한 밤에 우포늪에 오리밥을 챙겨주러 간걸까?
완전한 행복을 찾는 엄마 유나와, 그걸 지켜보는 유나의 딸, 지유의 이야기.
여러 오리들이 모여사는 우포늪에서 시작해, 그 우포늪에서 마무리되는 이야기.
역시, 믿고 보는 작가 정유정 작가님.
이번 책도,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