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
J. M. 바스콘셀로스 지음 ; 박동원 옮김동녘
( 출판일 : 2013-01-01 )
작성자 :
남○진
작성일 : 2024-08-01
페이지수 : 301
상태 : 승인
흥미로운 듯, 씩 올라가는 입꼬리 좀 봐
그 웃음만 봐도 알아 분명히 너는 짓궂어
아아, 이름이 아주 예쁘구나 계속 부르고 싶어
말하지 못하는 나쁜 상상이 사랑스러워
조그만 손가락으로 소리를 만지네
간지러운 그 목소리로 색과 풍경을 노래 부르네
- 아이유의 노래 Zeze 중에서.
어떤 아이들은, 나이에 비해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리곤 한다.
고작 다섯살짜리 꼬마 제제도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다.
마음속에 악마가 살고 있어서, 자꾸 못된 장난을 하라고 부추긴다고 생각하는 제제이지만, 그건 다섯살짜리 꼬마 아이에겐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 아닐까.
아빠의 실직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지 못했지만, 선물을 받지 못했다는 것 보다 아빠에게 나쁜 말을 했다는 죄책감에 구두를 닦아 돈을 모아 아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다섯살짜리 아이.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집 뒷편에 작은, 라임 오렌지나무와 비밀 얘기를 나누는 아이.
제제는 보면 볼수록 참,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조금 더 아이다웠다면 좋았으련만, 이런 저런 시련은 이 작은 꼬마아이를 비켜가지 않고,
아이는 훌쩍, 또 커버린다.
책을 읽으며 제제의 모습을 그려보고, 제제의 뒤를 따라 걷는 동안 어렷을적 기억이 이것 저것 떠올랐다.
개울가에 졸졸졸 흐르던 물,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그 시냇물이 너무 예뻐 하루 종일 그 옆에 앉아 흐르는 물소리만 듣고 있던, 그 다섯살 아이의 순수한 마음은 어디로 간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