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톡. 3, 조선백성실톡
무적핑크 지음 ; 이한 해설이마
( 출판일 : 2016-01-01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7-30
페이지수 : 329
상태 : 승인
책 제목이 조선왕조실톡이다. 조선왕조실록을 지금의 카톡처럼 재구성해서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조선왕조실록 소개서다. 그중에 3권의 부제가 조선백성실톡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왕조를 그러니까 왕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조선왕조엔 왕만 살고 있진 않았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왕만 있으면 왕조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나도 왕이다. 왕조가 있다는 건 그 왕조를 받치고(지금은 이루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있는 절대 다수의 백성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 백성들이 있어야만 왕조는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왕조의 이야기는 가끔 아니 자주 그런 백성은 없는 듯이 왕조 자체에 대한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신분의 구분이 뚜렷한 시대에 태생적으로 높은 신분을 타고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리자인 건 맞으니까 왕조실록의 이야기가 왕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부분이 이해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백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총평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발전했다고 신분이 사라졌다고 하는 지금이나 그때나 차이는 조금 있어도 사람 사는 거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걸 느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신분 제도가 엄격한 시절에 다른 신분도 아닌 노비의 처우를 역시 다른 사람도 아닌 왕이 챙겼다는 부분이다. 바로 그 유명한 조선 최고의 대왕이신 세종대왕께서 노비가 아이를 출산했다고 해서 출산 휴가를 주는 부분이었다. 신분 제도가 철폐된 지도 100년이 넘었고 민주주의에 입각해 신분에 따른 제약을 두지 않고 가급적 기회의 평등을 주려는 이 시대에도 출산 휴가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신분 제도가 확실한 시대에 가장 낮은 신분인 노비의 처우를 가장 높은 신분인 왕이 챙겼다는 게 너무 놀라운 일이다. 거의 600여 년 전의 일이다. 세종대왕님은 역시 세종대왕님이신 거 같다. 무엇보다 이제는 많이 컸지만 아직 어린 43개월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내가 겪은 일도 아닌 그것도 아주 오래된 과거의 일이 남일 같지 않고 괜히 대왕님께 고마운 마음이 일었다.
세종대왕님의 이런 사례말고도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왕들이 은근히 백성들을 챙긴 사례는 많다. 그런데 이게 사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게 유교에 이은 성리학을 나라의 통치 이념으로 삼은 나라의 근본은 백성이라는 걸 생각해 본다면 이런 사례가 더 많았어야 하고 어쩌면 신분 제도도 없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성리학을 교묘하게 돌려 세워 스스로들에게 이롭게만 해석해 백성들 위에 군림하려고 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사람들이 하는일인지라...
더불어서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조선 최고의 교육기관 답게 인재를 키우다는 관점에서 모든 교육비가 무료라는 점이 놀라웠고 조금 웃기다고 하긴 뭐하고 윗사람을 존경하는 걸 최고의 덕목 중에 하나로 생각하는 시대의 사람들이라 그런 가? 성균관 입학 준비물이 다름 아닌 스승에게 드릴 옷감, 안주 그리고 술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조선 답다고 해야 되나? 웃기다고 해야 되나? 중요한 건 묘하면서 기분 좋게 이해가 됐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그때나 지금이나 이 나라는 교육열이 정말 치열한 데 지금의 입시환경을 에둘러 당시의 성균관 유생들의 이야기로 풀어 드라마로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혹시 이미 그런 드라마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