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세계: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인플루엔셜:
( 출판일 : 2024-03-08 )
작성자 :
최○숙
작성일 : 2024-07-29
페이지수 : 584
상태 : 승인
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 이 여섯 가지 물질은 인류의 문명을 만든 중요한 원동력이다. 우리 의식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이지만 우리는 공기처럼 그냥 존재하는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흔한 것, 평범한 것, 그래서 별 관심이 없는 것.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그랬다. 이 중요한 물질들로 이루어진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사는 것을 자연스러우면서도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이 책은 태고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섯 가지 물질의 변천사이자 인류의 문명사다. 또 새로운 물질을 찾아나선 도전기이고 발명기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질을 통한 기행기이기도 하며 그에 따른 문명의 비평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
이 세상 곳곳과 고금을 종횡무진하는 방대한 저술은 웬만한 대하소설에 버금가는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다.때때로 이런 전개에 압도되어 읽기를 멈추고 머리를 식히는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인상 깊게 읽은 물질들의 특성을 뽑아 적으면 다음과 같다.
모래는 현대적 삶의 기초로 태초부터 현대까지 모래가 문명을 지탱해왔다고 할 수 있다.
소금은 생명의 물질이다.
철과 강철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핵심이다. 모래가 세상을 직조하는 실이고, 소금이 세상을 변형하는 마법의 재료라면, 철은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게끔 만든다.
강철이 현대 사회의 뼈대를 이루고 구리가 혈관을 만든다면 석유는 이 세계를 지탱하는 식량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비료를 만드는 화학물질의 원료가 되어 지구의 절반을 살게 한다.
여섯 가지 물질의 특징, 즉 각각의 스토리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콘크리트와 강철은 둘 다 놀라운 물질이지만, 강철은 콘크리트 속에서 강화되어야만 비로소 최고의 건설용 자재로 거듭난다. 배터리는 리튬 못지않게 구리에 의존한다. 전구는 유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규소강과 구리선이 없다면 전력망은 붕괴될 것이다.
이러한 발전에는 어두운 측면도 존재한다. 우리가 물품을 더 잘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학습과 경험, 즉 라이트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설명의 일부는 우리가 그와 동시에 에너지 사다리를 오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무에서 석탄으로, 석탄에서 석유로, 그리고 석유에서 가스로. 이 연료들의 에너지 밀도는 각 단계마다 점점 더 높아졌다. (중략)
이 또한 물질 세계의 결과이다. (중략) 그러나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심각한 문제가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좀 더 지속 가능하고 청정한 삶을 살 수 있으며, 파괴와 오염을 줄이고 지구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질 세계를 피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 세계를 적극 받아들이고 이해하고자 애써야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여섯 가지 물질은 인간의 존속과 번영에 이바지했다. 여섯 가지 물질은 우리가 마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었다, 물질은 그런 일을 또다시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