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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소감 = : 김혼비 산문집

김혼비 지음안온북스 ( 출판일 : 2021-10-13 )
작성자 : 최○숙 작성일 : 2024-07-28
페이지수 : 228 상태 : 승인
어떤 한 부분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을 황정은 작가는 <<일기>>에서 사람을 축약하는 일이라고 썼다. 편견과 선입견과 비슷한 개념 같다.
<그의 SNS를 보았다>를 읽고 내가 저질렀던 비슷한 축약 경험을 반성했다. 나도 한글 맞춤법에 예민한 직업을 가졌었다. 거리의 간판, 영화 자막, 노래방 가사 자막 등 넘쳐나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들은 자주 심기를 건드렸다. 무식한 탓이라며 실망을 넘어 한탄을 한 적도 많았다. 내놓고 특정인을 축약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맞춤법을 마치 인격인 양 치부하지 않았던가.
(맞춤)법을 한글에만 적용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따라붙는다. 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맞춤)법을 지니고 사람을 축약했을까. 첫인상이 그 사람의 전부인 듯 판단한 것처럼.
축구를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문체가 어쩌면 축구 경기를 닮았을 거라 상상하고 있었다. 작가가 에필로그에서 "이 책 자체가 그러한 다정들에 대한 소감일 것"이고 그 다정들을 마음에 새기며 계속 패턴을 열심히 만들어나가겠다고 써서 인 것 같았다. 작가가 축구를 하며 공을 다루는 발재간과 경기 기술의 묘미가 율동감 있게 느껴지는 듯. 문외한인데도 흥미진진한 축구 경기 한 판을 관람한 것 같았다.
어라, 이런 감상도 (맞춤)법 아닐까. 아니지. 이건 축약이 아닌 확장이니까. 작가에게 보내는 내 '다정소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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