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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 최현숙 산문

최현숙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3-07-05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7-27
페이지수 : 372 상태 : 승인
아주아주 멋진 책을 읽었다. 최현숙 작가는 진보정치계에 있다가 구술생애사 작가와 소설가로 활동하는 사람이다. 이름만 알고, 줄거리 정도만 파악하고 언젠가는 꼭 챙겨 읽어야지 했던지라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이 너무나 멋졌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내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했다.
두려움, 소문.
믿지 않지만 두렵고, 믿지 않지만 소문 때문에 더 나아가지 않는 우리의 일상에 대해 단칼에 잘라주는 제목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성취나 행복의 순간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볼 때 빼놓을 수 없는,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기엔 주저되는 주제들을 꺼내놓는다. 엄마의 돈을 훔치고, 액취증으로 고생하고, 틀니를 하고, 가족과 연을 끊는 등등의 사연을 변명없이 최대한 그대로 드러내서 읽는 사람들을 두렵게 하지 않고 공감까지 불러냈다.

특히 가난하고 집이 없고 말이 사나운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많이 드러냈는데 액취증으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자신이기에 씻지 않은 이의 몸 냄새나 처지가 힘들지 않다고 했다. 혼자 살고 있기에 독신자나 아픈 이들에 대해서도 스져지나가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서 남기려고 애썼다.

나는 위로 올라가라고 부추기지는 자기계발서보다
아래로 내려가보자고 권하는 사회학 쪽의 책을 고른다. 내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 일보다 내려갈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그쪽을 더 공부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운좋게 아직까지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살고 있지만 이것은 내가 어떤 이보다 그럴만한 가치가 더 많아서는 아니다. 또 내가 나중에 빈곤해진다면 그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 불행한 마음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살면서 어떤 것도 원하는 대로 받은 게 없고 원하지 않은 걸 거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거다. 미리 알 수 없다면 좀더 다양한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내게 목소리와 글이 없어서 못꺼낸 이야기가 있듯이 세상에는 그런 식으로 소중한 사연들이 참 많다.

듣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질문하며 어떻게 경청하느냐에 따라 생애 이야기와 느낌과 해석은 아주 달라진다. 가난을 상수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빈곤은 밑천이자 해결해야 할 일상이다. 빈곤에 따라붙는 고통과 질병과 못 배움 역시 현실이자 밑천이다. 빈곤을 바라보는 빈곤하지 않은/덜 빈곤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과 느낌과 해석들이 횡행하는 세상에서, 빈곤을 밑천으로 전략하며 몸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말을 얻어듣는 일은 개인적으론 '더 추락해도 살아지겠구나' 하는 안심을 얻고, 사회 속 저력(밑바닥 힘)을 확인하는 탐문이기도 하다. 3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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