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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못하는 여자들: 마르고 싶은 욕구로 오인된 거식증에 관한 가장 내밀하고 지적인 탐구

해들리 프리먼 지음 ; 정지인 옮김아몬드 ( 출판일 : 2024-01-30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4-07-26
페이지수 : 432 상태 : 승인
우울증이 코로나 이후 정신병에 있어서 감기 같은 것으로 취급받는 대중성을 획득하면서, (기실 심각함과 병증의 무거움은 감기라기보단 독감 이상이다.) 사회적 관심과 그 해결책에 대한 방안들이 많이 강구되고, 어떻게 이 환자들을 대해주어야 하는지 인식이 널리 퍼진 점은 긍정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정신병중 사망률이 제일 높은 섭식장애 계통은 여전히 쉬쉬하며 가리는 것 때문에 진전이 없는 듯 하다.

이 책은 저널리스트 출신 저자가 식이장애를 앓으면서 겪고 느낀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따라서 간결한 문체로 병에 대하여 서술되어 있어 겪어보지 못한 타자가 읽어 내리기에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카메라 렌즈앞에 비춘 특정인의 몸매가 정말 실물에 가까운 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렌즈 구경에 따라서 카메라에는 형상의 왜곡이 발생하고, 그런 왜곡을 인지하지 못하는 대중들에게도 예뻐 보이기 위해 비상식적으로 마른 사람들이 추앙 받기에 이르렀다. 뭣 모르는 초등 중 학생들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선망하고 있지만, 이를 성취하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빈약한 영양학 상식과 자존감 부재 등으로 마냥 굶기를 통해서 뼈말라 개말라를 추구한다.

이러고 나서 거식해서 살이 빠졌을 때까진 자기가 구하는 이상에 가까워진 줄 알고 기뻐하지만, 그동안 억눌린 식욕이 고개를 드는 폭식증부터는 당황하고 그 식욕을 추한것으로 규정하고 억제하지 못한 자신에게 돌을 던지면서 인생은 꼬여간다. 다른 사람들과 겸상도 하지 못하며 속으로 썩어들어가고, 구석진 곳을 찾아 숨는 것에서부터 상황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꼬이는데 긴 시간이 걸린 만큼 푸는데도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중병이다. 굳이 흉기를 들지 않아도 곡기를 끊고 자신의 결백이나 결기를 증명했던 열사들처럼 안에서부터 서서히 말라가며 죽는 병이다. 많은 이들이 읽고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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