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1, 1910-1915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
박시백 글·그림비아북
( 출판일 : 2018-01-02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7-25
페이지수 : 287
상태 : 승인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일제에 국권을 빼앗겼다. 그 시점부터 5년 단위로 일제의 시대 별 통치 방식과 우리 조상들의 독립 운동에 대한 이야기다. 그 처음으로 1910년부터 1915년까지 무단 통치 기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야말로 식민지 초기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교육을 받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일제시대, 식민지 그리고 독립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고 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빼앗긴 그 마음이 어떤 건지 온전히 다가온 적은 없었다. 상상이 안 된다. 내 나라를 빼앗기고 우리 말을 쓸 수 없고 이름을 일본 식으로 바꿔야 하고 우리 문화가 말살 당하는 그 시대의 암울함을 도저히 감히 이해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생각할 수조차 없다. 그런 시대를 온 몸으로 견뎌내고 더 나아가 독립 운동에 매진한 조상들의 그 마음과 노고를 감사하다는 부족한 단어로는 도무지 대신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암울한 시대에도 우리 조상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말 여기저기에서 독립을 위해 애를 썼다. 정말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람을 모으고 돈을 모아 단체를 결성하고 독립을 위해 투쟁했다. 어찌 보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수준 밖에 안 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지속적으로 전국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노력을 했다. 그 티끌 같은 노력들이 모이고 모여 쌓이고 쌓여 결국 독립을 이루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한 가지 묘한 건 이 독립 운동의 방향성이라는 부분에서 두 가지 관점으로 갈리는데 한 쪽은 무장 투쟁이고 다른 한 쪽은 실력 양성을 우선 외쳤다. 일제가 우리를 무력으로 짓밟았으니 이에는 이라는 마음으로 무장 투쟁도 의미가 있고 우리가 실력이 부족해 혹은 세계 흐름의 파악이 부족해 나라를 빼앗겼으니 실력 양성도 분명 필요했다.
그런데 실력 양성이라는 부분에서 은근히 친일로 방향을 튼 인사들이 꽤 많다는 점이다. 우선 실력을 양성하자고 하면서 일본을 배우고 일본에 유학하고 하는 과정 중에 동화가 됐다고 해야 되나? 아니면 당시 대한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일본의 힘에 눌렸다고 해야 되나? 여하튼 얼핏 들으면 일단 힘을 키우기 위해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일본을 배우고 일본과 함께 하는 척(?)하는 과정을 합리화하는 인사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지점이 후에 친일을 했느냐 아니면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냐 하는 논란을 야기하기도 한 거 같다. 내가 만약 식민 지배를 받는 시대에 살았다면 과연 나는 무장 투쟁을 했을까 실력 양성을 우선 과제로 삼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니 그 이전에 독립 운동을 할 수 있을 만큼 용기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솔직히 자신은 없다. 정말 정말 솔직히 말하면 숨죽이고 일제에 동조하지 않으며 좋은 날을 기다리며 삶을 연명했을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일본에 동화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정도지 않았을까 하는 다소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다시 한 번 조상님들, 온 몸을 바쳐 독립 운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