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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설득 : 메그 월리처 장편소설

메그 월리처 지음 ; 김지원 옮김걷는나무 ( 출판일 : 2019-09-05 )
작성자 : 동○영 작성일 : 2024-07-19
페이지수 : 592 상태 : 승인
예전에 시위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무대에 가수 양희은이 올라왔다. 사람들이 매우 열광하며 그의 노래를 따라불렀는데 앵콜요청에도 별다른 정치적 멘트나 앵콜 없이 무대를 내려갔다. 나는 그 때 그가 억지로 끌려와서 그런건지, 왜 사람들을 더 선동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다들 마이크를 쥔 자의 어떠한 말에도 흥분할 자세였고 끓기 직전의 상태였다. 더 분위기를 몰고 가지 않은 그에게 섭섭했다.
당시의 공기와 내가 직접 거절당한 듯한 기분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도 일리 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표할 수 없고, 한 순간에 세상을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노래 한 곡이 시위마다 울려퍼지고, 노래만 불렀을 그가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것이 무서웠을 것이다. 나의 역할을 최대한 키우는 게 아니라 적당히 만들기 위해 수십 년을 누르고 있었을 것이다. 나의 세상이 아니라 나와 너, 너희와 우리의 세상인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여성의 설득이라는 제목은 남성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서 남성과 세상을 설득한다는 고정관념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식으로는 와닿지 않는 표현이다. 내 말이 설득된 적이 있던가? 내 말의 힘이 느껴진 적이 있던가? 이런 자아비판부터 하는 주체아닌 주체로서 거창하게 여성권리 운동을 하는 여성들의 노력이 매우 눈에 띄었다. 그러니까 나는 일상에서라도 겨우 이성적으로 서고 싶다는 꿈만 꾸는데, 주인공들은 각자의 시대배경에서 조금 더 목소리를 키우고 본인의 생각을 다듬어 상대를 설득한다. 그렇다고 내내 설득할 수는 없다. 이미 '여성의' 설득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시작하자마자 거절을 안은 채 승부를 '기다리게' 된다. 모든 시도가 성공하면 얼마나 소설적이었겠는가. 그렇지 않았고, 늘 성공하지는 않았으며 누군가의 행동은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세상은 변했다. 성공해서 변한 게 아니라 시도하는 과정이 변하게 만들었다. . 매우 현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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